보수 성향의 미국 폭스 TV가 9일 밤으로 예정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 관련 상.하원 합동연설을 생중계하지 않기로 한데 대해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이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기브스 대변인은 이날 아침 폭스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 방향에 대해 설명하는 기회를 가졌다.
그는 건강보험 개혁 필요성을 역설하는 도중 폭스 TV가 오바마 연설을 생중계하지 않는 대신 '당신은 춤을 출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라는 오락 프로그램을 방영하기로 한 사실을 작심한 듯 짚고 넘어갔다.
기브스 대변인은 "폭스 TV가 수백만명의 이해가 걸려 있는 건강보험 개혁 문제를 다루지 않고 오락 프로그램을 방영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아는데, 폭스 TV 시청자들이 오늘밤 대통령 연설을 들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원한다"고 폭스 TV의 방침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이에 사회자가 공중파 방송인 폭스 TV는 중계를 하지 않지만 자매 회사인 케이블 채널 폭스 뉴스가 중계를 한다고 응수하며 수습하려 했지만, 기브스 대변인은 "나는 시청자들이 오락 프로그램보다는 미국에서 실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을 볼 수 있기를 원한다"며 문제제기를 이어갔다.
그러자 사회자는 "케이블 뉴스 채널로 연설을 듣기를 바란다"고 얼버무린뒤,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은 왜 떨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나"라는 비판적 질문으로 화제를 전환하며 백악관과 폭스 TV의 신경전을 이어갔다.
성기홍 특파원 sgh@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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