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 제재 강화…미첼레티 “예상한 일…굴복안해”
미국은 마누엘 셀라야 대통령을 군사 쿠데타로 추방한 온두라스 임시정부의 대통령인 로베르토 미첼레티와 최고위 관리들의 미국 비자를 취소하는 등 온두라스 임정에 대한 제재를 강화했다.
미첼레티 대통령은 12일 미국이 자신과 온두라스 최고위 관리 등 18명의 미국 입국 비자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온두라스 정부는 미국이 최소한 1000여명의 온두라스 관리들의 미국 비자를 취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레네 세페다 공보장관이 <에이피>(AP) 통신에 밝혔다. 미첼레티는 미국의 비자 취소 조처를 예상하고 있었다며, “이 조처로 내가 온두라스에 일어난 것을 되돌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아무것도 바뀔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지난주 온두라스에 대한 3100만달러 규모의 원조를 취소했다. 이는 오는 11월로 예정된 선거 때까지 셀라야를 제한된 범위 내에서 복위시키자는 중재안을 미첼레티가 거부한 것에 대한 대응조처이다. 취소된 원조에는 모두 2억달러 규모의 5년간 원조프로그램 중의 일환인 1100만달러도 포함되어 있어, 제재가 강화될 경우, 2억달러 원조 프로그램이 모두 취소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의 이번 비자 취소 조처에는 온두라스 대법원 대법관 14명, 군 참모총장, 외교부 장관, 법무부 장관 등 셀라야 축출에 관여된 최고위 인사들이 포함됐다. 다비 홀러데이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비자 취소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는 것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며 논평하지 않았다.
미국은 미첼레티의 비자 취소를 알리는 편지를 보내, 미첼레티를 온두라스 대통령이 아니라 셀라야 축출 전의 관직인 의회 의장으로 호칭했다. 미첼레티는 미국의 조처에 대해 “미국의 권리이기 때문에 수용한다”면서도 “그들은 나를 공화국 대통령이라고도 부르지 않았다”고 분개했다.
정의길 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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