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와 갈등서 한발 물러나
미국 군부의 ‘항명 사태’로까지 비화되던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관련해, 백악관은 5일 아프간에서 미군 병력을 철수할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아프간 전략 재검토에서 미국의 철군은 고려의 대상이 아니며 “우리에게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떠날 수 있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그것은 매우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군의 추가파병 요청 승인을 미루고 아프간 전략 전면검토를 지시하자, 스탠리 맥크리스털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관이 정면 비판하는 등 미국 내에선 군부의 항명을 연상케할 정도의 움직임이 있어 왔다.
이에 대해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우리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는 민간인이든 군 관계자든 모든 사람들이 대통령에게 최선의 조언을 솔직하면서도 개인적으로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해 맥크리스털 사령관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게이츠 국방장관은 이날 <시엔엔>(CNN)과 가진 공동 인터뷰에서 미국의 아프간전 목표가 달라진 것이 없으며 알카에다 테러 시스템을 교란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미군 추가 파병 문제에 대한 성급한 결정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게이츠는 아프간에서 탈레반이 현재 득세하는 것은 미국과 동맹국들이 충분한 병력을 파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해, 군부의 미군 증파 계획을 지지하는 입장을 보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주 내에 의회 고위관계자·백악관 안보팀 등과 잇따라 회의를 갖고 아프간 전략에 대한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정의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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