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1월 중간선거에 실업사태 부담
미국 민주당이 내년 11월 중간선거에서 높은 실업률 때문에 고전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역대 중간선거에서 집권당이 좋은 성적을 거둔 적이 별로 없는데다 높은 실업률로 인해 유권자들이 등을 돌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하원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늘어나는 재정적자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의료보험 개혁 논란 등으로 초조해하고 있지만 실업률이 표심을 가르는 열쇠가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9월에 9,8%를 기록한 미국의 실업률은 26년만의 최고치로, 경제 전문가들과 정치 평론가들은 민주당이 높아지는 실업률 때문에 갈수록 흔들리는 모습이라고 말하고 있다.
민주당 여론조사 전문가인 피터 하트는 "실업률은 정치 분야에서는 선행 경제지표 역할을 한다"며 "실업률이 두자릿수에 달할 때 집권당이 선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대체로 미국의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경기 후행지표인 실업률은 내년 중반까지 계속 높아져 여름에는 10.5% 정도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권자들은 통상 중간선거에서는 대통령과 집권당에 등을 돌리는 경향이 있다. 1982년 이후 7번의 중간선거에서 집권당이 하원 의석 수를 불린 경우는 1998년에 민주당이 5석, 2002년에 공화당이 8석을 각각 늘린 2차례에 불과하다.
실업률이 10%를 넘었던 1982년 중간선거의 경우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공화당은 하원에서 26석을 잃었다.
경제사정이 좋아도 집권당이 유리할 것이 없다. 경제가 호황이고 실업률이 하락하던 1994년 중간선거의 경우 빌 클린턴 대통령의 민주당은 하원 의석을 54석이나 잃었고,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인 2006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은 30석을 잃었다.
공화당은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미 경제 문제, 특히 실업사태를 민주당의 약점으로 보고 물고 늘어질 태세다.
공화당선거위원회 관계자들은 실업문제로 민주당 하원 의원들을 공격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공화당의 전략가인 존 피어리는 "민주당으로서는 가장 큰 위협이 건강보험이나 기후변화 법안, 아프간전쟁이 아니라 일자리 문제"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맞이해 오바마 행정부와 민주당 의회는 고용 촉진을 위해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과 실직자 지원 등을 확대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예일대의 경제학자인 레이 페어는 경기회복으로 실업률이 내년 가을부터 하락세로 돌아설 경우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지금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나쁜 성적을 거두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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