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 재무위원회 위원장인 민주당의 막스 보커스 의원(왼쪽)이 13일 워싱턴 의사당에서 의료보험 개혁 법안 표결을 마친 뒤 공화당의 올림피아 스노 의원(오른쪽)과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의보개혁안 상원 재무위 통과
당론 이탈해 홀로 찬성…콜린스 의원도 지지뜻 내비쳐
당론 이탈해 홀로 찬성…콜린스 의원도 지지뜻 내비쳐
올림피아 스노. 여섯 글자의 이 이름은 역사적인 미국 의료보험 개혁의 1등 공신으로 기억될 수도, 공화당의 역사적인 반역자로 남을 수도 있다. 13일 미국 상원 재무위원회에서 민주당이 주도한 의료보험 개혁 법안을 통과시킨 이후 미국 언론 관심은 모두 공화당의 올림피아 스노(메인주) 의원에게 쏠렸다. 이날 법안 표결에서 10명의 공화당 의원 중 스노 의원이 유일하게 당론을 이탈해 찬성표를 던진 것이다.
스노 의원의 반란이 왜 중요할까? 의보 개혁안은 이제 하원과 상원 본회의 표결만을 남겨뒀다. 민주당이 절대다수인 하원은 법안 처리에 어려움이 없지만, 상원에선 60석을 넘지 못하면 의사진행발언(필리버스터)에 부딪혀 법안 통과가 안 될 수도 있다. 민주당은 스노 의원이 가세하면 60석을 채울 수 있게 된다고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
스노 의원은 표결 직후 “나의 오늘 투표는 단지 오늘 투표일 뿐이다. 내일도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고 예단하지는 말라”고 말했다.
스노의 반란은 동조자를 낳고 있다. 스노와 같은 메인주의 수산 콜린스 상원의원은 14일 성명을 내 의보 개혁안에 찬성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국방위원회 소속인 그는 “지금의 상원 법안으로는 많은 가계와 영세 사업장을 보호하지 못한다”고 우려하며, 되레 수혜자를 확대하는 훨씬 개혁적인 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노와 콜린스의 태도로 민주당 지도부는 일부 유보적인 태도를 보여온 당내 의원들을 설득할 큰 명분도 얻은 셈이다.
스노는 왜 반란표를 행사했을까? 무엇보다 그의 소신이었다. 그는 “의보 개혁 법안에 문제가 많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아 생기는 위험들은 너무나 크다”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그는 많은 이들의 의료보험 접근을 제약하는 지금의 의보 체계가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현재 약 5천만명의 미국인들이 의보에 가입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스노는 선을 그었다. 이번에 통과된 의보 개혁 법안에 정부가 운영하는 공영보험 제도(퍼블릭 옵션)가 포함되지 않은 것도, 공영보험 제도를 반대한 그의 의견이 반영된 ‘타협안’이었다. 이 절충안을 만들기 위해 백악관과 민주당은 지난 몇 달 동안 스노에 잔뜩 공을 들여왔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