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도소의 수감자들이 갈수록 노인화되고 교도소 내에서 생을 마감하는 수감자들도 늘어나는 가운데 숨져가는 동료 수감자를 돌보는 호스피스 제도가 주목받고 있다.
생의 마지막을 고통 속에 보내는 환자 수감자에게는 돌봐주는 사람이 있다는 위안을 주고, 호스피스 활동을 하는 수감자에는 삶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긍정적인 면이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 미국 교도소 수감자의 3분의 1이 내년에 50세를 넘을 정도로 교도소가 고령자들의 거처가 되고 있고, 매년 3천명의 수감자가 교도소 내에서 자연사하는 현실에서 교도소 내 호스피스 프로그램의 역할을 소개했다.
NYT에 따르면 미국 내 75개 교도소가 호스피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이 중 절반은 수감자들의 자원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뉴욕시에서 북쪽으로 200km 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 콕색키 교도소의 경우 1996년부터 호스피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고, 2001년부터는 동료 수감자들에 의한 호스피스 제도로 전환했다.
호스피스 프로그램은 처음에는 교도대원들의 반발에 부딪히기도 했다.
이 교도소의 존 스미스 검강담담 부소장은 "죄를 저지르고 감옥에 갇힌 사람들이 자신들의 가정보다 더 나은 의료적 혜택을 받는다는 것에 교도대원들이 분개했었지만 점차 이를 받아들이게 됐다"고 말했다.
동료 수감자가 자원해 나서는 호스피스 프로그램은 환자들에게도 잘 받아들여졌고 돈도 절약하게 만들었다.
윌리엄 레이프 교도소장은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호스피스 프로그램이 이에 참여한 수감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라면서 "호스피스 프로그램이 그들의 인생을 바꿔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38세의 한 수감자는 호스피스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을 신뢰하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호스피스 프로그램이 나를 성숙하게 만들었고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물론 문제도 일부 있다. 숨져가는 일부 수감자들이 진통 처방제 등을 자신을 돌보는 수감자나 다른 환자들에게 넘겨 이를 다른 사람이 쓰거나 팔 수 있게 하기도 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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