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서 2천억 대박이 기계고장?

슬롯머신을 통해 2천억원에 가까운 '상금 대박'을 터트렸다 기계 오작동을 주장하는 카지노 측에 상금을 도로 빼앗긴 미국 남성이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미 플로리다 지역방송인 WFTV가 3일 보도했다.

'인생 역전' 한 시간 만에 환상이 깨지는 아픔을 맛본 주인공은 바로 플로리다주 데이토너 비치에 거주하는 빌 제벡.

제벡은 최근 플로리다주의 탬파 인근에 있는 세미놀 하드락 호텔 카지노에서 슬롯머신의 일종인 '밸리 얼터밋 파티 스핀 슬롯' 게임을 했다.

별 소득도 없이 게임비로 80달러만 날린 제벡에게 행운이 찾아온 것은 게임 시작 30분 뒤였다. 요란한 벨소리와 함께 숫자가 착착 떠오르더니 무려 1억6천600만달러(한화 1천952억원)라는 현금 보너스 안내문이 떠오른 것.

제벡은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축하 인사도 받았지만 기쁨은 잠시뿐이었다. 카지노 매니저들이 달려와 기계를 뜯어보더니 기계가 오작동을 일으켰다며 제벡의 행운을 무효로 한 것이다.

카지노 측은 제벡에게 "기계 오작동이 원인이므로 상금을 받을 수 없다"는 내용의 동의서에 서명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제벡은 이를 거절했다.

그는 WFTV와의 인터뷰에서 카지노 측이 상금을 받게 됐다고 믿게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마 기계 오작동인 것 같다"는 핑계를 댔다며 분노했다.

이와 관련, 카지노 대변인은 문제의 슬롯머신은 최고 상금이 9만9천달러(약 1억1천600만원)로 설정돼 있기 때문에 기계 오작동이 아니고서는 그만한 액수가 나올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기계 오작동으로 인한 상금 수령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지만, 과거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제벡은 현재 자신을 도와 줄 변호사를 물색 중이며, 카지노 측은 게임 소프트웨어 제작사 관계자들을 불러 오작동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또 세미놀 지역 게임위원회 역시 사건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요원들을 현지로 파견했다고 WFTV는 전했다.

이연정 기자 [e-mail]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