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미18년 피랍여성 조사초기 스톡홀름 증후군

등록 2009-11-06 06:58

11살때 납치돼 18년간 감금, 성폭행당해 오다 지난 8월 극적으로 가족의 품에 안긴 미국 캘리포니아주 여성 제이시 두가드(29)가 납치 생활에서 벗어나 경찰 조사를 처음 받을 당시 납치범을 적극 옹호하는 `스톡홀름 증후군'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 등이 공개한 캘리포니아주 조사관들의 보고서에 따르면 두가드는 지난 8월 26일 납치범 필립 가리도가 체포되기 직전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가리도는 사람이 완전히 변했다, 내 딸들에게 무척 잘해주는 훌륭한 사람"이라며 납치범을 두둔했다.

두가드는 당시 경찰 조사관이 가리도의 납치ㆍ성폭행 혐의 등에 대해 질문하자 "내가 왜 이런 조사를 받아야 하느냐"며 경찰 조사관에게 화를 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두가드는 경찰에게 자신을 `알리사'라며 `두딸의 엄마'라고 말했고 경찰 조사관이 `자녀를 두고 있다고 하기엔 너무 어려 보인다'고 말하자 크게 웃기도 했다. 두가드는 오래전부터 특정 개인의 신상 정보를 누구에게도 알려줘선 안된다고 배웠다며 변호사를 선임해 줄 것을 요청했다.

두가드는 경찰에서 `자신이 미네소타 출신이고 남편으로부터 상습적으로 폭력을 당해오다 겨우 도망쳐 5년간 숨어 지냈다'고 진술했다.

스톡홀름 증후군은 납치 사건에서 피랍된 사람이 납치범에게 정신적으로 동화돼 범인들에게 호감과 지지를 보내는 심리 현상으로 1973년 스웨덴 스톡홀름 은행 무장 강도 사건 당시 6일간 납치됐던 은행 직원들이 경찰을 적대시하고 사건이 끝난 뒤에도 범인들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지 않았던 데서 유래했다.

두가드는 경찰 조사가 계속 진행되면서 가리도가 범행 사실을 시인한 뒤에야 자신의 거짓 진술을 번복, 가리도가 1976년 납치ㆍ성폭행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고 네바다주에서 복역한 성폭행범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어린 시절의 피랍 사실과 자신의 정확한 신원을 밝히기 시작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제이시 두가드를 구출할 수 있는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실패했다며 교정 당국간의 정보 소통 부재, 가석방 관리 체제 부실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김성용 특파원 ksy@yna.co.kr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