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란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
한국선 연장…국내서 스파이 사건 터지자 APEC 일정 취소
알란 가르시아(사진) 페루 대통령이 정상 외교 일정을 고무줄처럼 늘였다 줄였다하고 있다. 싱가포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가르시아 대통령은 14일 자국 내 스파이 사건을 이유로 일정을 하루 앞당겨 귀국길에 올랐다. 가르시아 대통령은 15일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로 한 일정도 취소했다. 앞서 12일 한국을 방문했던 가르시아 대통령은 한국이 좋다며 체류 일정을 하루 늘렸던 인물이다.
그는 “스파이 사건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얻어 대응하기 위해 일정보다 하루 일찍 귀국한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페루 공군 장교 빅토로 아리사 멘도사가 칠레를 위해 스파이 행위를 한 혐의로 체포됐다. 칠레 주재 페루대사관에 근무했던 경력이 있는 멘도사는 2005년까지 한달에 3000달러를 받고 국가기밀을 넘기고 돈세탁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페루 법원은 멘도사와 거래한 혐의로 칠레 장교 2명에 대해서도 소환장을 발부했다. 페루 정부는 칠레 주재 자국 대사도 소환했다고 <비비시>(BBC)는 전했다. 칠레 정부는 페루 정부가 조사가 끝나지도 않은 사건에 대해 성급하게 결론을 내려 과민반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남미의 이웃 나라인 페루와 칠레는 갈등의 역사가 깊다. 페루는 칠레와 1879년~1883년 광물 자원이 풍부한 지역의 영유권을 놓고 ‘남미 태평양 전쟁’을 벌였다. 전쟁에서 패한 페루는 타라파카주와 아리카주를 잃었다. 페루는 지난해 칠레와 분쟁이 있는 해상 경계선 문제를 놓고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했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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