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하원을 통과한 건강보험 개혁법안에 대한 의원들의 연설이 똑같았던 것은 제약사가 고용한 로비스트가 작성한 문구를 그대로 베꼈기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5일 보도했다.
이는 건강보험 개혁 논의과정에서 거대 제약사들의 로비가 미 의회에 얼마나 깊숙하게 손을 뻗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NYT가 입수한 이메일을 분석한 결과 스위스 거대 제약회사 로슈의 자회사인 생명기술 기업 지넨테크가 고용한 로비스트가 연설의 초안을 작성해 다수의 의원에게 배포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넨테크는 22명의 공화당 의원과 민주당 의원 20명이 자사가 제공한 논점을 인용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 업체의 로비스트가 제공한 내용은 의료산업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강조하고 제약 연구 부문의 주도권을 인도 등 해외로 빼앗기는 것에 대한 우려를 담고 있다.
이는 지넨테크의 임직원들이 제공한 정보를 토대로 변호사이자 로비스트인 매튜 버조크가 작성해 대형 로펌인 '손넨쉐인 내스 앤드 로젠덜'의 로비스트들이 의원들에게 배포했다.
빌 파스크렐 주니어 하원의원(민주.뉴저지)은 "(사용된) 용어들이 똑같았다는 것은 유감이다. 그 점에 대해 알지 못했다"면서 자신의 성명 내용을 보좌관에게서 받았지만, 그 내용이 어디서 나왔는지는 모른다고 털어놨다.
지넨테크 임직원들과 로비스트들은 최근 몇 년 간 이들 의원을 포함한 많은 하원 의원들을 위해 기금모금 행사를 벌이고 선거자금을 기부하는 등 의원들에게 공을 들여왔다.
로버트 브래디 하원의원(민주.펜실베이니아)의 보좌관인 스탠리 화이트는 지넨테크의 모회사인 로슈가 고용한 로비스트가 접근해 성명 초안을 줬다면서 "나는 몇 개의 단어만 손봤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 (뉴욕=연합뉴스)
로버트 브래디 하원의원(민주.펜실베이니아)의 보좌관인 스탠리 화이트는 지넨테크의 모회사인 로슈가 고용한 로비스트가 접근해 성명 초안을 줬다면서 "나는 몇 개의 단어만 손봤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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