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정부 "외교의례 따른 것일뿐" 일축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 4개국 순방의 첫 방문지인 일본에서 아키히토 일본 국왕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한 것을 놓고 미국내에서 한때 논란이 일었다.
발단은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14일 아키히토 일왕을 예방하면서 90도에 가깝게 허리를 굽히며 인사를 한 장면을 놓고 미국의 인터넷 매체인 `드러지 리포트'가 "오바마, 일왕 앞에서 고개를 숙이다"라고 보도한데서 비롯됐다.
드러지 리포트의 기사는 LA타임스 블로그에 `그(오바마)는 어디까지 저자세로 갈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연결돼 파문이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
드러지 리포트의 기사는 "허리를 깊게 숙인 인사는 윗사람에 대한 커다란 존경심과 경의를 나타내는 표시지만, 미국에서는 곧은 자세로 악수를 하는게 더 좋게 보일 수도 있다"면서 딕 체니 전 부통령이 과거에 똑바로 선 자세로 일왕과 악수하는 사진을 실었다.
기사는 또 더글라스 맥아더 전 유엔군총사령관이 아키히토 일왕의 부친 히로히토 일왕 옆에서 뒷짐을 진채 찍은 흑백사진도 함께 올려, 오바마 대통령의 `90도 인사'가 저자세임을 부각시켰다.
이에 대해 미국 행정부 고위관리는 "오바마 대통령은 단지 외교적 의례(protocol)을 지켰을 뿐"이라며 "이 문제를 정치쟁점화하려는 사람들은 본질에서 한참 동떨어져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관리는 "오바마 대통령이 일본에서 행한 연설과 이에 대한 반응, 또 (미.일 정상의) 양자회동의 모습을 지켜본 사람들이라면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의 위상을 끌어올렸다고 말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번 방일은 중요한 시기에 이뤄진 훌륭한 방문이었다"고 반박했다.
고승일 특파원 ksi@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ksi@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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