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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오바마 눈으로 중국 보면 전략적 신뢰 강화될 것”

등록 2009-11-16 14:29수정 2009-11-16 16:40

위안펑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미국연구소 소장이 지난 13일 오후 베이징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안에 있는 한 커피숍에서 <한겨레> 취재진과 만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15~18일) 의미 및 미-중 관계 등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베이징/강태호 기자
위안펑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미국연구소 소장이 지난 13일 오후 베이징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안에 있는 한 커피숍에서 <한겨레> 취재진과 만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15~18일) 의미 및 미-중 관계 등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베이징/강태호 기자
위안펑 중국현대국제관계연 미국연구소장 인터뷰
오바마 중국 방문을 보는 중국의 시각
15일부터 시작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중국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중국 정부의 공식적·외교적 수사가 아닌 내부 전문가의 견해를 듣고 싶었다. 한국언론이 그런 전문가를 만나는 건 쉽지가 않다. 바쁘기도 하거니와 중국 정부 방침을 그대로 옮기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미국연구소 소장인 위안펑은 그 직함이 보여주듯이 적임자였다. 40대 초반(1966년 후베이성 이창 출생)인 위안펑은 한국 언론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미국외교, 미-중관계, 국제전략과 안보, 아시아·태평양 안보 등을 전공한 중국 내 대표적 미-중관계 전문가다. 인터뷰는 13일 오후 베이징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안에 있는 한 커피숍에서 한 시간 남짓 진행됐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중국 방문의 가장 큰 의미는 ‘직접 와서 중국을 본다’는 것에 있다는 그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미, 중국 부상 인정하나 ‘미국엔 도전 안한다’ 보장 원해
중-미-일 3자대화 추진은 냉전구조 깬다는 상징적 의미
중 ‘북한 붕괴·핵보유’ 늘 반대…미국은 정권따라 달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중국방문은 거시적인 미중관계에서 볼 때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며, 마자오쉬 외교부 대변인이 의제로 밝힌 양자관계, 국제 및 지역 관심사에서 핵심적인 쟁점은 뭔가?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은 역사적인 방문은 아니다. 72년의 리처드 닉슨 미 대통령의 첫방문 이래 중미간에는 많은 교류가 있었고 후진타오 주석과 오바마 대통령도 여러 차례 만났다. 그러나 매우 중요한 방문이다. 오바마 취임 뒤 아시아와 중국에 대한 첫 순방이다.이번 방문을 중요하게 만드는 몇가지 배경이 있다.우선 중미관계 30주년이다. 1979년 수교 이래 꼭 30년이 되는 해다. 30년 동안 발전이 많았지만, 문제도 있었다. 30년을 어떻게 평가하고 앞으로 30년 동안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 다음 어떤 틀(프레임워크)을 만들 것인가를 논의하게 될 것이다. 둘째 현재 국제금융위기, 북한핵, 이란, 아프간 문제 등 많은 문제에서 두나라의 협력이 중요하다. 이런 문제는 어느 한나라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세째 통상 환율문제, 티베트, 대만 문제 등 양자관계에도 여러 문제가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양자간의 전략적 신뢰를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네째 오바마 대통령 본인에게도 큰 의미가 있다. 자신의 눈으로 직접 중국의 부상을 보고 이해할 수 있다. 중국은 다른 나라와 다르다. 중국은 1년에 한번 변하고, 한달에도 한번 변한다. 와보지 않고는 중국을 이해하기 어렵다. 직접 와서 보는 게 중국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한국, 일본,유럽 등은 앞으로 30년에 대한 협력의 틀을 만드는 것과 관련해 미 중이 주요 2개국(G2)으로서의 주도권 행사를 우려하는 시각이 있는데.

 =G2는 학자들의 관념일 뿐이다. 특히 브레진스키의 관점이다. 현재 중국이나 미국은 공식적으로 G2라는 용어를 사용한 적이 없다. 뿐만 아니라 중국 지도자들은 예를 들어 원자바오 총리는 공개적으로 G2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우선 이는 중국의 외교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 중국은 중미 공동 통치를 원하지 않으며 ‘조화로운 세계’와 ‘다극화’를 주장한다.둘째로 중국은 그럴 능력도 없다. 중국이 부상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 개발도상국이다. 아직 미국과의 격차가 아직 크다. 그러나 이것이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를 발전시키기를 원치 않는 것은 아니다. G2라는 용어가 중국과 미국이 좀더 평등하게 관계를 발전시키는 의미라면 가능하다. 그러나 중국이 미국과 함께 아시아와 세계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것이라면 그건 중국 지도자들의 생각이 아니다. 일부 학자들이 그런 생각을 할 수는 있겠지만 중국 정부의 생각은 아니다.


 -중국 외교의 원칙과 부합되지 않는다고 했는데 외교원칙은 뭘 말하는가?

 =첫째 ‘우두머리’가 되지 않는다. 즉 패권을 추구하지 않는다. 둘째 일극, 양극체제에 반대하며 다극화를 추구한다. 셋째 주요국들과 건설적인 동반자 관계를 맺는다. 주변 국가들과의 ‘3린정책’(안심시키고, 부유하게 하고, 화목하게 한다) 즉 개발도상국들과 좋은 친구, 형제, 동반자가 된다는 것이다. G2는 중국에 유리하지 않다.

 -언론 보도를 보면 미중정상 회담에서 중국은 미국에 대해 티베트 문제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를 의제로 삼겠다는 것으로 나오는데 어떤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는가?

 =티베트 문제는 확실히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의제는 아니다. 중미 간에는 기후변화, 무역, 북핵문제와, 지역안전, 중미 상호 전략적 신뢰 등 많은 의제들이 있다. 타이완, 티베트, 신장·위그루 자치 문제는 중국의 핵심적 국가 이익과 중국인의 감정과 관련된 문제다. 두나라 간에는 티베트 문제에 대한 이견이 있다. 중국은 미국의 달라이 라마에 대한 태도뿐 아니라 이번 기회에 티베트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의사소통과 전략적 이해를 통해 두나라 관계에 악영향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

 -미중 관계에 대해 부시 2기에서 밥 졸릭 국무부 부장관은 ‘책임있는 이해 상관자’(Reponsible Stake-holder)라는 개념으로 접근했는데, 오바마 행정부 들어 제임스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은 새롭게 ‘전략적 재확인’(Strategic Reassurance)이라는 다른 개념을 쓰고 있는데

 =그런 모든 개념들이 중미관계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부시 취임 전과 1기에는 전략적 ‘경쟁자’로 말했지만, 곧 이를 조정했다. 부시 행정부 시기 중미 관계의 정의는 이해 상관자이기도 하고 ‘건설적인 협력자’(Constructive Cooperator)이기도 했다. 오바마 정부에서도 ‘전략적 동반자’라는 말을 쓰지는 않는다. 최근 스타인버그 부장관이 말한 전략적 재확인이 중미관계의 새로운 공식적 용어가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오바마 시기 중미 관계의 공식적 정의는 21세기의 ‘적극적이고 협력적이며 포괄적인’ (Positive, Cooperative, Comprehensive relationship)이다. 이 3가지가 현재 중미 관계를 나타내는 키워드다.

 그럼에도 부시 2기와 오바마의 미중정책에는 연속성과 함께 차이가 있다. 이해 상관자는 미중이 함께 한다는 의미와 동시에 미국이 중국으로 하여금 더 큰 책임을 지도록 한다는 것으로 평등하지는 않았다. 전략적 재확인은 한단계 진전된 것으로 본다. 첫째 미국이 한국 등 미국의 동맹국들과 함께 중국의 부상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는 의미다. 중국의 부상을 공개적으로 인정한다는 의미다. 두번째로 중국의 부상을 인정할 테니 그 대신 중국이 미국의 이익에 도전하지 않는다는 보장을 원하는 것이다.

 -미중일 3자 전략대화의 필요성을 언급한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견해를 중국은 어떻게 보는가. 미중 대화와 중일 대화를 분리해서 접근하려는게 중국의 입장인가? 

 =중미일 3자 대화는 현재 진전이 없다. 그러나 중미일 3자 대화는 동아시아와 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이라는 큰 목적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미일은 동맹을 이루고, 중국은 다른 한편에 있었는데 중미일 3자 대화는 동아시아에서 냉전 구조가 깨지기 시작한다는 긍정적·상징적 의미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일찌기 미국, 중국, 일본 모두 이 대화를 추진하기를 희망했다. 그러나, 한국과 다른 국가의 입장을 고려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았다. 한국도 결국은 한중일 3자 (전략)대화를 이해했다고 들었다. 중미일 3자 대화가 북핵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기후변화, 금융협력 등을 위한 것이고, 특히 이 3자대화를 통해 냉전구조를 종결하는 의미가 있다는 데 이해를 보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북한이라는 요소가 있고 미국도 현재 대내, 대외적으로 많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진전되지 않고 있다. 시기가 무르익으면 이 대화를 추진하는 게 세나라와 동아시아 전체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본다.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가 가능하다고 보는가. 그를 위한 중국의 역할과 관련해 북핵 보유와 북한 붕괴 가운데 하나를 선택한다면 중국은 북한 붕괴를 용납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북핵 보유를 용인할 것이라는 부정적 시각이 있는데 이에 대해 견해는?

 =중국은 이에 대해 가장 일관된 입장을 보여왔다. 중국은 변한 적이 없다. 오히려 다른 국가들이 모두 변했다. 첫째 비핵화, 평화, 안정이라는 중국의 원칙은 바뀐 적이 없다. 둘째, 6자회담을 통해 일관되게 북핵 문제를 해결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셋째 중국이 6자회담에서 건설적, 적극적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반면에 미국은 변했다. 부시 1기는 정권교체 전략, 부시 2기엔 핵 제거에만 관심을 보였고 다른 부분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오바마는 또 나름의 정책이 있다. 미국은 계속 변했다. 한국은 김대중 햇볕정책, 노무현 정부 그리고 현재 정부의 정책이 있다.일본은 납치문제를 핵 문제보다 앞에 놓았다. 중국의 정책은 안정적이었고 변함이 없었다. 한국 국민이 이를 분명히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국이 역할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지만 계속 역할을 해왔다. 중국은 미국처럼 간단하게 정권교체를 주장할 수는 없다. 중국은 북한 붕괴를 원치 않으며, 북한 핵 보유도 인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최선의 방법은 우선 각국이 북한의 안전을 보장해 안심시키고, 둘째 북한이 조속히 6자회담에 복귀하기를 희망하며, 세째 중국은 교량역 중재역을 하기를 희망한다. 중국은 북미와 남북한, 다른 국가들이 소통하도록 하는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 비핵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이라는 목표는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그 최종적인 목표를 포기할 수는 없다.

 -이명박 정부 들어 한미 동맹 중시의 입장에서 확산방지구상(PSI) 및 미사일방위(MD) 체제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최근엔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응한 미군의 개입 등 작계 5029을 수립해 공세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데 대한 중국의 견해는 뭔가?.        

 =매우 우려한다. 이는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며 북핵 문제의 최종적 해결에도 유리하지 않다. 세계는 이런 군사적 방법으로는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는 것을 증명해 왔다. 이라크, 아프간, 파키스탄 문제에서 미국이 보여준 것에서도 알 수 있다. 북핵문제는 6자회담 틀 안에서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해법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가장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가?

 =오바마가 방중을 통해 중국과 중국인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기를 바란다. 중국에 와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두 국가간 전략적인 신뢰를 강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다른 어떤 구체적 문제보다 훨씬 중요하다. 구체적 현안들은 다른 방법으로도 풀 수 있기 때문이다. 최고 지도자 간에 상호 신뢰를 강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과거 부시 행정부에서는 미중이 함께 북한의 미래를 논의자는 요구가 있었는데 그럴 가능성은 있다고 보는가?

 =북핵문제는 논의할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미래를 논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베이징/강태호 남북관계 전문기자, 박민희 특파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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