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 포트 후드 미군기지에서 총기난사를 벌인 니달 말리크 하산 소령이 범행 몇달 전 급진 이슬람교 지도자와 자금 이체에 관한 이메일을 은밀히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은 21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하산 소령과 예멘계 이슬람교 지도자(이맘)인 안와르 알-올라키가 '암호문' 이메일들로 수사망의 관심을 끌지 않고 해외로 송금하는 방법에 대해 수달 간 논의했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 비밀 이메일들은 작년 말~올해 6월 연방수사국(FBI)의 공동테러대책팀(JTTF)에 입수됐음에도 군 당국에는 사건 발생 이후까지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하산 소령의 이메일은 알-올라키에게 종교에 관한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시작됐지만, 뒤로 갈수록 더 극단적인 말투로 송금 문제를 다루면서 "행동을 취하는 것에 흥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명백히 나타났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이와 관련, 칼 레빈 미 상원 군사위원장은 20일 군 당국이 어떻게 하산의 이메일을 다뤘는지와 왜 지난 5일 사건 발생 전에 이메일의 존재를 알지 못했는지에 대한 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FBI는 JTTF 소속 군 조사관이 이메일과 하산의 기록을 봤지만 아무런 우려사항이 없는 것으로 파악돼 이를 다른 군에 보내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반면 국방부 측은 JTTF가 군 조사관이 하산의 기록을 다른 팀원들의 허가 없이 보내지 못하게 막았다고 반박했다.
레빈 위원장은 또 하산과 알-올라키가 주고받은 이메일이 더 있을 수 있다면서 13명을 사망케 하고 30여명을 다치게 한 포트 후드 기지 총기난사를 '테러'라고 부를만한 중요한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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