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속 포르피리오 로보 확실
남미-미국 결과 놓고 입장차
남미-미국 결과 놓고 입장차
군부 쿠데타로 축출됐된 마누엘 셀라야 대통령의 복귀 없이 29일 치러진 온두라스 대통령 선거에서 보수 야당 후보인 포르피리오 로보의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다. 셀라야 복귀를 주장한 브라질 등 남미 국가들은 이번 선거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반면 미국은 묵시적으로 인정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온두라스의 최고선거관리위원회 관리들은 60%가 개표된 상태에서 야당인 국민당의 포르피리오 로보 후보가 56%을 얻어, 38%를 얻은 셀라야의 소속당인 자유당의 엘빈 산토스 후보를 크게 앞서고 있다고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선관위는 이번 선거에서 투표율이 60%가 넘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온두라스의 브라질대사관에 머물고 있는 셀라야 대통령은 선거 뒤 성명을 내고 1400개 투표소에서 기권율이 65%가 넘는다고 주장했다. 앞서 그는 압도적인 기권으로 이번 선거를 무효화하고 “미국이 자신의 입장을 후회하게 하자”고 촉구한 바 있다.
셀라야의 복귀를 가장 강력하게 주장했던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은 29일 제19회 이베로-아메리카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방문한 포르투갈에서 “온두라스 문제에 관해서는 재고의 여지는 없다”며 “브라질은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페루 등 일부 중남미 국가들처럼 미국 정부의 입장에 동조해 온두라스 대선 결과를 인정하거나 군부 쿠데타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쪽은 이번 선거를 인정하는 입장으로 선회하고 있다. 미국 외교관들은 온두라스 국민들이 셀라야 대통령 축출 이전에 이미 예정된 정상적인 선거를 통해 차기 지도자를 선택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에이피>통신이 보도했다. 온두라스 의회는 미국의 중재에 따라 오는 3일 셀라야가 복귀해 자신의 임기인 내년 1월27일까지 재임한 뒤 물러나는 타협안을 수용할지 결정한다. 당선이 유력시되는 로보는 셀라야와의 대화의사를 밝히며, 그가 현재 받고 있는 권력남용 혐의를 사면하고 브라질 대사관을 무사히 나오게 할 수 있다는 타협안을 제시하고 있다. 정의길 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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