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베인
성폭행으로 종신형 받은 미 흑인남성 누명 벗어
미국의 한 흑인 남성이 유괴 및 성폭행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디엔에이(DNA) 로 무죄가 입증돼 35년만에 감옥에서 풀려났다. 이는 미국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뒤, 디엔에이 검사로 풀려난 사람 가운데 가장 오래 감옥생활을 한 경우로 기록됐다.
올해 54살인 제임스 베인(사진)은 19살이던 1974년 9살짜리 소년을 유괴해 성폭행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해왔으며 그동안 여러 차례 디엔에이 검사를 요청했으나 묵살됐다. 재판 당시 배심원단은 범인의 인상착의에 대한 피해자의 진술에만 주로 의존했고 범행이 이뤄진 시각에 베인은 가족과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는 알리바이는 인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법원이 디엔에이 검사 요구를 받아들인 결과, 베인이 범인이 아님이 밝혀졌다.
베인은 이날 ‘무죄’(not guilty)라고 쓰인 셔츠를 입고 법원을 나서면서 77살의 노모에게 전화를 걸어 석방의 기쁨을 나눴다. 그는 억울하게 35년이나 옥살이를 한 데 대해 “분노하지 않는다”며 신앙의 힘으로 분노를 극복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미국에서는 246명의 기결수가 디엔에이 증거를 통해 무죄방면됐으며, 종전까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최장기 복역한 사례는 살인혐의로 27년간 복역하다 지난해 댈러스에서 석방된 제임스 리 우다드로 기록돼 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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