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기능 마비로 파악 어려워
아이티 강진의 사망자 규모 추정치는 수만에서 수십만명까지 오락가락하고 있다.
르네 프레발 아이티 대통령은 “3만~5만명 수준”이라고 말했다. 장막스 벨리브 총리는 사망자가 “10만명은 훨씬 넘을 것”이라며 “과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시엔엔>(CNN) 방송 인터뷰에서 밝혔다. 유리 라토르튀 아이티 상원의원은 50만명이 넘어설 것이라고 우려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20만명 이상이 숨진 인도양 쓰나미 사태와 비교하며, “이번 지진도 상당히 많은 목숨이 희생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는 “누구도 얼마나 숨지거나 다쳤는지 판단하기 어려운 실정이다”라고 14일(현지시각) 전했다.
이런 혼선은 정부 기능이 사실상 마비된데다, 전기와 통신이 대부분 두절돼 피해 규모 파악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사망자 예측도 정확한 집계를 바탕으로 했기보다는 그야말로 추정치이다. 프레발 대통령은 “사망자 규모를 얘기하기에는 아직 이른 단계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정확한 사망자 규모는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여러 정황상 재앙 수준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확실해 보인다. 국제적십자연맹은 지진 피해를 본 사람이 아이티 전 국민의 3분의 1인 약 300만명에 이른다고 밝힌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의 충격이 “핵폭탄 몇개에 맞먹는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목격자들은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건물 70~80%가 파손됐고, “거의 모든 2층 이상 건물이 완전히 무너졌으며 30여 차례의 여진이 있었다”고 전했다. 김순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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