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없이 부족…생존자들, 폭도변신 가능성
식량과 함께 부상자 치료도 급박…경상자도 사망직면
식량과 함께 부상자 치료도 급박…경상자도 사망직면
아이티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한 지 16일로 만 4일이 지났지만 부상자 치료와 생필품 공급 등 기본적인 구호마저 아직 요원하다고 AFP통신이 진단했다.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서쪽으로 불과 17km 떨어져 있으며 건물 파괴 등 괴멸적인 피해를 본 레오간에 16일 유엔이 원조하는 식료품이 처음으로 선박편으로 도착했다.
그러나 임시천막에서 생활해 온 현지 주민들에게 언제 또 골고루 제대로 구호품이 전달될 지 확신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세계식량계획(WFP)이 보낸 고열량 비스킷 등 긴급 구호품은 유엔이 파견한 스리랑카 군인들의 호위를 받으며 현장으로 향했다.
국제사회 구호가 수도에 집중돼 그동안 레오간 주민들은 구호의 손길에서 멀어진 상황이었다.
시청 앞에 모여든 주민들에게 배급된 구호품은 그러나 턱없이 부족했다. 또 레오간이 필요한 것은 한끼의 허기를 때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
우선 부상자 치료를 의한 의료서비스의 복구가 급박하다. '어린이 구조' 등 구호단체들이 보낸 의료관계자들이 지프 2대에 타고 왔으나 병원 3곳이 전부 붕괴된 상태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치료가 지연되면서 중상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경상자들도 생명이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
구호의 손길이 요원한 가운데 주민들의 절망감은 더해지고 있다.
포르토프랭스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기근과 함께 치안부재의 위험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아직 구호물자가 턱없이 모자라고 게다가 조직적으로 공급되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는 난민들이 폭도로 바뀔 위험을 안고 있다. 지진 발생 전에도 치안을 유지할 만큼 치안력이 확보되지 못했다.
헬기가 상공 20m 정도로 저공비행하면서 공중에서 뿌리는 구호품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몸싸움을 하는 것이 예사고 천신만고 끝에 확보한 구호품을 지키기 위해 흉기를 휘두르는 사람도 목격됐다.
이런 상황에서 구호의 손길을 느낄 수 없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허기와 식수 부족을 참지 못하고 폭도로 변할 때는 불에 기름을 끼얹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수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지진의 검은 그림자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아니 더 어두운 비극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아 섬뜩해진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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