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의 재난이 휩쓴 중앙아메리카 아이티의 재건을 위해 `떠오르는 슈퍼파워'인 남미의 브라질이 미국 못지않은 발 빠른 움직임을 보여 시선을 끈다.
브라질은 유엔아이티안정화지원단(MINUSTAH)에 가장 많은 1천266명의 병력을 파견하면서 평화유지군을 지휘하고 있으며, 이번 지진으로 군인 최소 14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되는 피해가 났다.
또 브라질 가톨릭주교협의회(CNBB) 산하 사회활동기구인 '어린이를 위한 목회자'를 이끌어온 질다 아른스(여.75)도 어린이 인권을 주제로 강연하기 위해 아이티를 방문했다가 지난 12일 발생한 강진으로 숨졌다. 그는 브라질의 `테레사 수녀'로 불려온 인물이다.
이같이 아이티 지진의 직접적인 피해를 본 브라질은 지진 구호에도 앞장서고 있다. 넬슨 조빙 브라질 국방장관은 지진 발생 하루만인 지난 13일 곧바로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로 날아가 지진 피해상황을 둘러봤다.
정부대표단과 함께 이틀간 지진 현장을 본 후 조빙 국방장관은 "브라질은 최소한 향후 5년간 아이티에 군 병력을 주둔시킬 것이며 강진으로 파괴된 아이티의 재건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도 아이티 지진 구호문제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및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협의했다고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17일 전했다. 브라질 정부는 아이티에 일차적으로 1천500만달러와 군수송기 제공을 약속했다.
이번 지진 피해가 워낙 심해 아이티는 앞으로 수년간 국제사회의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일단 국제 사회의 긴급 구호노력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현재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국가재건 노력에 집중해야 하고, 과거 여러 차례 아이티를 점령했던 점을 고려하면 아이티의 장기적인 안정화 작업을 주도하기에는 최선의 국가가 아닐 수도 있다고 FP는 지적했다.
따라서 브라질이 그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FP는 "브라질은 이미 아이티의 평화유지군 활동을 지휘하고 있고, 국제사회에서 그동안 역할 확대를 모색해왔다."면서 "아이티의 위기는 떠오르는 슈퍼파워인 브라질이 지역 안보문제에 주도적 역할을 맡을 기회"라고 분석했다. 최재석 특파원 bondong@yna.co.kr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따라서 브라질이 그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FP는 "브라질은 이미 아이티의 평화유지군 활동을 지휘하고 있고, 국제사회에서 그동안 역할 확대를 모색해왔다."면서 "아이티의 위기는 떠오르는 슈퍼파워인 브라질이 지역 안보문제에 주도적 역할을 맡을 기회"라고 분석했다. 최재석 특파원 bondong@yna.co.kr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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