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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그 많던 지지자는 어디로…이러다 카터 될라

등록 2010-01-19 19:32수정 2010-01-19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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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취임 1주년
의보개혁·대외정책 난관 탓 지지도 50%로 급락
매사추세츠 상원의원 보궐선거 위태…개혁 고비
1년 전인 지난해 1월20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프랭클린 루스벨트로 임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지금 그는 지미 카터의 운명에 처할 위기에 있다. 취임 1년이라는 시간이 만들어준 오바마의 초상화이다.

오바마는 집권 상황과 노선에서 미국의 민주당 대통령 중 가장 뛰어난 업적과 국민적 인기를 누렸던 루스벨트와 흡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금융위기와 이를 타개하기 위한 정부의 확대된 역할과 시장에 대한 규제 필요성은 루스벨트가 겪었던 대공황과 뉴딜정책과 흡사했다. 공화당 실정에 대한 염증과 이에 반비례한 국민적 지지도도 비슷했다.

집권 1년은 넘는 오바마는 하지만 20세기 민주당 대통령 중 가장 낮은 지지도 속에서 퇴임한 지미 카터의 운명에 처할 수 있다는 경고를 받고 있다. 취임 당시 70%였던 지지도는 50%에 머물고, 자신이 추진했던 의료보험 개혁이 협공을 받는 등 개혁정 정책들은 고사할 위기에 처해있다. 대외정책에서도, 악화되는 아프간-파키스탄 전쟁, 해결책이 안보이는 이란 핵개발 문제 등은 도덕외교를 펼치다가 좌초했던 카터를 연상케 한다.

취임 20일을 앞둔 국내외 상황도 오바마가 처한 이런 상황을 극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미국 민주당 진보진영의 대부인 고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을 후임을 뽑는 19일 매사추세츠 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낙마할 위기에 처해있다. 당초 낙승이 예상되던 마샤 코클레이 민주당 후보는 연말연시를 전후해 공화당 후보 스콧 브라운에게 지지도가 역전당하는 등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오바마의 취임 1년을 앞둔 선거, 민주당의 상징인 에드워드 케네디의 지역구라는 점에서 이번 선거는 오바마와 민주당 정권의 1년 성적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18일에는 아프간 수도 카불에 탈레반 무장대원들이 출현해 철통경계를 펼치는 대통령궁 인근과 도심 한가운데에서 사실상 게릴라전을 벌였다. 오바마의 최대 대외정책 현안인 아프간 전쟁이 지금 어떤 방향을 흐르고 있는지를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8일 워싱턴에서 ‘다른 이들이 먹을 수 있게’(So Others Might Eat)라는 단체가 빈곤층과 노숙자들에게 점심을 나눠주는 것을 거들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8일 워싱턴에서 ‘다른 이들이 먹을 수 있게’(So Others Might Eat)라는 단체가 빈곤층과 노숙자들에게 점심을 나눠주는 것을 거들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특히 매사추세츠 상원의원 선거는 상징적 의미에서뿐만 아니라, 오바마가 추진하는 최대 개혁인 의료보험 개혁을 무산시킬 실질적인 여파를 안고 있다. 선거에서 패할 경우, 민주당이 상원에서 확보한 60석이 무너져, 의보개혁 추진에 차질을 줄 수 있다. 60석이 무너지면, 공화당의 필리버스터 등 법안 통과 방해를 막을 수 없다. 상·하원을 별도로 통과한 의보개혁 법안은 이제 양원 합동안을 만들어 다시 의회를 통과해야 하는데, 앞서 의보개혁법안 통과에 전혀 협조를 안한 공화당은 결사저지를 다짐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도 의보개혁에 반대하는 의원이 적지않아, 이번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의보개혁이 물건너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바마와 민주당 정권에 대해 커지는 회의와 불만의 실체는 이번 매사추세츠 선거에서 잘 드러난다. <뉴욕타임스>는 평생 민주당 성향의 무당파였던 유권자들이 의보개혁으로 인한 세금증가 우려로 공화당 선거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오바마 취임 1주년 특집기사에서 오바마가 민주당 후보를 획득할 당시보다 미국인들은 ‘축소된 역할의 작은 정부’에 대해 더많은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전해, 민심 이반의 근저를 보여줬다. 당시 ‘축소된 역할의 작은 정부’에 대한 지지도는 ‘확대된 역할의 큰 정부’에 비해 5%포인트정도만 높았는데, 현재 지지도 비율은 58% 대 38%로 20%포인트나 벌어졌다.


실업률이 악화되는 등 경제위기 개선에 대한 실질적인 효과는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 가장 큰 원인이다. 즉 저소득층이나 실업자들도 삶이 개선된다는 효과를 못느끼고, 중산층 이상도 의보개혁 등으로 세금부담이 늘 것이라는 불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변화에 대한 약속은 이제 또 다른 분열의 근원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 <워싱턴포스트>는 오바마가 이렇게 위기에 처한 것은 미국 내에서 악화되는 이데올로기 양극화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오바마 역시 최근 <피플>과 인터뷰에서 “위기의 와중에서 우리가 하지 못했던 것은 취임 당시 처럼 나라를 단결시키지 못했다는 것이다”고 고백했다. 놀란 매카시 프린스턴대 교수도 “지난 1년간 오바마 정권의 어젠더는 민주당의 희망사항 목록으로, 공화당과 가장 대립하는 사항들이었다”며 “최대 실수는 공화당 쪽과 협력할 수 있는 사안들을 찾지 못했던 것이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대공황 이후 최대 경제위기 상황에서 오바마 정부가 취한 각종 조처들과 노선은 불가피했으며, 이제 그 고삐를 늦춘다면 더욱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오바마 정부 안팍에서는 진단한다. 1982년 집권 2년차를 맞은 레이건 정부는 악화되는 경제상황으로 지지율이 급락했으나, 레이건 당시 대통령은 “현 노선을 유지하라”라는 유명한 말을 하며 정면돌파를 선택해, 결국 지지율 상승을 이끌었다.

오바마의 한 측근은 매사추세츠 선거 패배는 “더욱 가열차게 싸워야 한다는 확신을 더 강화시킬 것이다”며 오바마가 향후 더욱 개혁적 고삐를 죌 것이라고 진단했다. 램 이매뉴얼 비서실장도 의보개혁, 에너지 및 금융규제개혁안 등을 언급하며 “목표는 여전히 동일하다”고 다짐했다.

19일의 매사추세츠 선거 결과와 오는 27일 오바마의 연두교서 발표는 루스벨트로 출발한 그가 집권 초기의 난관을 뚫은 레이건이 될지 아니면, 이상을 추구하다가 현실에 좌초한 카터가 될 지를 가르는 분수령이 시작이 될 것ㅇ으로 보인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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