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외교부 “양국 관계 훼손하는 발언”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구글 사태’와 관련해 중국 정부에 직접 조사를 요구하자 중국 외교부가 반박성명을 내는 등 미-중 외교전이 본격 확대되고 있다.
중국의 마자오쉬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누리집에 올린 성명에서 “미국이 중국의 인터넷 관리정책을 비난하며 중국이 인터넷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은 사실과 다를 뿐 아니라 중-미 관계를 손상시키는 언행”이며 “우리는 이에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사실을 존중하고 인터넷 자유 문제를 이용해 중국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21일 워싱턴의 신문박물관인 뉴지엄에서 ‘인터넷 자유 보장’을 촉구하는 연설을 하면서 “우리는 중국 당국이 구글에 대한 사이버 침해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고 투명한 결과를 내놓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내용은 유례없이 강도 높았다. 그는 “자유로운 정보 접근을 제한하거나 인터넷 사용자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국가들은 다음 세기의 진보로부터 스스로를 벽으로 차단하는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은 이 문제에 대해 다른 견해를 갖고 있으며, 우리는 이런 차이를 솔직하고 일관성 있게 전달하려 한다”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이 자리에서 뉴스와 정보를 검열하는 국가로 중국과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이집트를 거론했고 정부가 주도적으로 외부 여론을 차단하려고 시도하는 국가로 북한을 거명했다. 그는 구글이 중국 내 해킹과 검열 문제를 제기하며 중국 사업 철수를 경고한 것에 대해 “기업은 단기적 이익만이 아니라 올바른 일이 무엇인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구글 편에 섰다.
물론 최악의 갈등상황까지 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마 대변인은 이날 “갈등과 민감한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해 양국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수호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구글 중국 법인의 영업이 정상적으로 진행중이어서 완전 철수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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