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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탈레반에 ‘채찍과 당근’…미국 출구전략 시동

등록 2010-01-26 21:22

협상 테이블 끌어내려 최대 군사작전 계획
권력 공유 시사 등 평화회담 분위기 띄우기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베트남식 해법을 통한 출구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최대의 압박을 통해 전쟁의 상대방을 평화회담으로 끌어들여, 권력을 공유하자는 것이다.

오는 28일 런던에서 열리는 아프간 지원국 회의를 앞두고, 아프간 주둔 연합군은 탈레반 근거지인 헬만드 주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군사작전을 계획하고 있다고 <비비시>(BBC)가 26일 보도했다. 최근 미국의 3만명 병력 증파도 결국 탈레반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들이는 것으로 초점이 바뀌고 있다. 베트남전 당시 미국이 북베트남과의 평화회담을 앞두고 주도권을 쥐기 위해 대대적인 북폭과 공세를 취한 것과 유사하다.

미국과 파키스탄 등 관련국들은 이런 아프간 출구전략을 위한 정지 작업에 나서고 있다. 데이비드 리처드 영국 육군 참모총장은 25일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탈레반과의 협상은 “원칙이 아니라 시간 문제다”고 말했다. 미군 고위 관계자들도 탈레반과의 협상 방침을 일제히 밝혀, 평화협상을 염두에 둔 군사전략 선회를 시사했다. 데이비드 페트라우스 미 중부군 사령관은 영국 <더타임스>에 “파키스탄 관리들이 개입된 상태에서 진행될 아프간 관리들과 탈레반 및 다른 반군 지도자들과의 회담은 또다른 옵션”이라고 말했다. 스탠리 맥크리스털 아프간 연합군 사령관도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래 아프간 정부에서 탈레반 지도자들의 역할에 대해 “과거에 아닌 미래에 초점을 맞춘다면 어떠한 아프간 국민들이라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탈레반과의 평화협상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밝혔지만, 아프간 정부가 소극적인 반응을 보인데다 평화회담에 대한 여론이 무르익지 않아 원칙 선언으로만 그쳤다. 그러나 최근 런던 회의를 앞두고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이 탈레반과의 화해를 의제로 본격적으로 들고 나오며 구체화되고 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탈레반 전사들이 무기를 버리고 전향할 경우 직업과 거주를 보장하는 갱생프로그램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구했다. 또 아프간 탈레반 최고지도자인 물라 모하마드 오마르 등 탈레반 대원들을 테러리스트 명단에서 삭제하라고 미국에 요구했다.

탈레반과의 평화회담 주선자는 파키스탄이다. 파키스탄 당국은 지난주 탈레반의 모든 차원과 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련의 아프간 침공 당시 미국의 지원을 받아 탈레반 양성의 중추적 역할을 했던 파키스탄 정보기관인 국내정보부(ISI)가 나서고 있다.

그러나 탈레반 쪽은 ‘시간은 우리 편’이라는 자세다. 카리 모하마드 유수프 탈레반 대변인은 “우리가 언제 승리할 수 있을지 말할 순 없지만, 아프간이 소련 괴뢰정권을 타도한 것처럼 이 정권도 타도할 것이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이 베트남 종전 당시의 프랑스처럼 중재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또 그렇게 해서 런던 회의가 베트남 종전을 이끈 파리 평화회담이 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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