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16일 메릴랜드주 랜햄의 에너지일자리 훈련시설을 방문해 1979년 스리마일 원전사고 이후 중단됐던 미국내 원전건설 재개를 통한 일자리 창출 등 새로운 에너지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랜햄/AP 연합뉴스
원전 건설 지원 발표
79년 사고 뒤 첫 전환
“위험한 이탈” 비판도
79년 사고 뒤 첫 전환
“위험한 이탈” 비판도
미국 정부가 30년 만에 처음으로 새로운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지원하는 등 ‘원자력 르네상스’에 나서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미국은 1979년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섬 방사능 누출사고 이후 신규 원전 건설이 사실상 중단돼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6일 메릴랜드주 랜햄의 한 노조교육센터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조지아주에 건설되는 새 원자력 발전소에 정부가 80억달러 규모의 대출보증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이것은 단지 시작일 뿐”이라고 말해, 앞으로 원자력 에너지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에선 현재 104기의 원전이 전체 전력생산량의 20%를 맡고 있는데, 에너지부는 향후 25년간 미국의 전기 수요가 50%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여 원전이 필수라고 보고 있다. 34기의 원전 건설이 계획중인 미국에선 번번이 인가를 위한 법적 검토가 유보돼 왔는데, 이번 발표로 건설이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오바마는 원전 건설 추진으로 세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한다.
우선은 ‘경제’다. 조지아주 원자력 발전소 건설만으로도 3500개의 건설 관련 일자리와 800개의 영구 일자리가 생겨난다. 오바마는 원전 건설에 박차를 가하는 중국, 한국, 인도, 일본, 프랑스 등을 예로 들며 “(원전) 투자에 실패하면 기술을 수입해야 하고 일자리도 해외에서 만들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다음은 ‘환경’이다. 원자력 발전소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다는 믿음이다. 오바마는 “원전은 화력발전소에 비해 매년 1600만t의 탄소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론 ‘정치’다. 오바마는 원전 건설 추진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한도를 규정한 기후변화 입법안의 의회 통과를 기대하고 있다. 원전 건설을 강력히 주장해 왔던 공화당과 절충을 모색하고 있다.
오바마의 ‘원자력 도박’은 성공할 수도 있지만, 세 마리 토끼를 다 놓칠 가능성도 거론된다. <타임>은 “오바마가 기후변화 입법에서 공화당 지지를 끌어낸다면, 원전 건설 지원은 가치 있는 결정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물론 레이건도, 부시도 못한 일을 ‘핵 없는 세상’을 지향하는 오바마가 하려는 것에 대해 환경론자들의 상실감이 상당하다. 환경론자들은 원전 폐기물에 대한 걱정과 태양·바람과 같은 녹색에너지 투자를 줄일 가능성을 우려한다. ‘그린피스’의 핵정책 분석가인 짐 리치오는 “(오바마) 대통령이 약속했던 청정에너지 미래로부터 더럽고 위험한 이탈”이라고 혹평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환경단체들은 이날 결정에 침묵하고 있다. 이는 “의회에서 기후변화 입법안을 통과시키려는 (환경단체들의) 노력에 오바마의 이날 발표가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 등 복잡한 정치적 환경 때문”이라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분석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물론 레이건도, 부시도 못한 일을 ‘핵 없는 세상’을 지향하는 오바마가 하려는 것에 대해 환경론자들의 상실감이 상당하다. 환경론자들은 원전 폐기물에 대한 걱정과 태양·바람과 같은 녹색에너지 투자를 줄일 가능성을 우려한다. ‘그린피스’의 핵정책 분석가인 짐 리치오는 “(오바마) 대통령이 약속했던 청정에너지 미래로부터 더럽고 위험한 이탈”이라고 혹평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환경단체들은 이날 결정에 침묵하고 있다. 이는 “의회에서 기후변화 입법안을 통과시키려는 (환경단체들의) 노력에 오바마의 이날 발표가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 등 복잡한 정치적 환경 때문”이라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분석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