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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멕시코 ‘마약도시’ 주민들 엑소더스

등록 2010-02-21 20:31수정 2010-02-21 20:32

마약조직이 악명을 떨치고 있는 멕시코 북부도시 시우다드 후아레스에서 16일 벌어진 살해사건 현장에서 경찰들이 조사를 하고 있다.  시우다드 후아레스/AP 연합뉴스
마약조직이 악명을 떨치고 있는 멕시코 북부도시 시우다드 후아레스에서 16일 벌어진 살해사건 현장에서 경찰들이 조사를 하고 있다. 시우다드 후아레스/AP 연합뉴스
마약조직 영역다툼으로 한해 2660명 피살
경찰도 부패…18개월 동안 주민 20만명 떠나
* 마약도시 : 국경도시 후아레스
멕시코에는 두 개의 수도가 있다. 행정수도와 ‘죽음의 수도’.

멕시코 북부 국경도시 시우다드 후아레스에서 마약조직의 폭력을 피해 ‘엑소더스’가 벌어지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8일 전했다. 도시 전체 인구 150만명의 10%가 넘는 최대 20만명이 지난 18개월 동안 이 도시를 떠났다. 지난해 2660명이 살해돼, 전쟁지역을 제외하면 세계 최고 살인률을 보이는 지역이다.

리오그란데강을 사이에 두고 미국 텍사스주 엘파소와 마주한 이곳은 한때 멕시코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했다. 19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발효 등과 맞물려, 이른바 ‘마킬라도라’로 불리는 각종 조립·가공 수출산업이 뻗어나갔다.

하지만 이제 곳곳의 식당과 가게는 문을 닫았고, 주택의 25% 가까이가 비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 도시 전체 사업체의 약 30%가 문을 닫고, 일자리 10만개가 사라졌다고 18일 전했다. 대부분 중산층 이상과 전문직 등이 좀더 안전한 인근 지역 등으로 빠져나가, 경기침체 속에서 인력난을 겪을 정도다. <로이터> 통신은 “마약갱들이 남긴 번호로 전화를 해야 되고, 그때 ‘보호료’를 얼마나 낼지 알려준다”는 주민들의 호소를 전했다.


멕시코 ‘마약도시’ 주민들 엑소더스
멕시코 ‘마약도시’ 주민들 엑소더스
시우다드 후아레스에 살인의 재앙이 불어닥친 것은 2008년 초반이다. 지역 마약조직 후아레스 카르텔이 20년간 장악한 이곳을 시날로아 카르텔이 넘보면서 피바람이 몰아쳤다. 최대 마약소비지인 미국으로 가는 도로와 철도 등의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두 마약조직 사이의 영역다툼으로 2008년 초반 이후 4500여명이 살해됐다.

멕시코 당국은 약 1만명의 군인을 파병해 ‘마약과의 전쟁’에 나섰으나, 치안불안을 진정시키지 못하고 있다.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은 지난 11일 이곳을 방문해 치안강화 및 학교건설 등의 지원을 약속했지만, 19일에도 14명이 목숨을 잃었다.

마약조직의 철저하고 잔인한 보복, 군인과 경찰 등의 마약조직과의 결탁과 부패가 걸림돌이다. 끊임없는 미국의 마약수요와 총기밀반입은 황금알을 낳은 마약산업을 지탱시키는 뿌리다. 멕시코는 마약폭력과 신종플루 등의 악영향으로, 지난해 미국인 방문객이 12.5% 줄어들었다고 <뉴욕타임스>가 최근 전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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