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재무위 출석 “상당기간 저금리 기조 유지”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24일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어 가계와 기업의 수요를 진작시키기 위한 저금리 정책이 계속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반기 경제동향 보고를 위해 이날 하원 재무위원회에 출석해 "꾸준한 경기회복은 민간부문의 상품.서비스에 대한 최종수요의 지속적인 증가에 의존할 것"이라면서 "민간부문의 최종 수요는 완만한 속도로 회복되고 있는 듯 하다"고 지적, 저금리 정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특히 고용시장의 부진과 억제된 물가상승 압력, 낮은 설비가동률 등으로 인해 "예외적인 초저금리 기조를 상당기간 유지하는 것을 보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상당기간에 걸쳐 예외적인 저금리 기조를 유지한다'는 표현은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2008년 12월 정책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낮춘 이후 지금까지 FOMC의 성명서에 계속 되풀이되고 있는 문구로, 버냉키 의장이 이러한 표현을 재인용한 것은 단기간내에 금리 인상이 없을 것임을 재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고용사정에 관해 버냉키 의장은 "긍정적인 신호가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용시장은 상당히 취약한 상태"라면서 "경기침체가 완화되고 있지만 고용시장이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업률이 10% 안팎을 유지하는 상태가 오래 지속될 경우 소비침체는 물론 장기적으로 근로자들의 숙련된 기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의 이러한 경기진단은 지난달 연준 의장의 재임 인준청문회 때 경기상황을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것에 비해서는 다소 후퇴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연준이 최근 재할인율을 전격 인상하면서 연준의 출구전략 시행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시장에 팽배하면서 시장에 다소간 쏠림현상이 생기자 버냉키 의장이 이날 의회 보고 형식을 빌려 금리인상의 시기상조론을 펴기 위한 의도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버냉키 의장은 연준을 의회 산하 감사원의 감사를 받도록 하는 법안에 대해 그동안 강력한 반대입장을 표명했던 것과 달리 부분적으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취해 주목을 받았다. 박상현 특파원 shpark@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한편 버냉키 의장은 연준을 의회 산하 감사원의 감사를 받도록 하는 법안에 대해 그동안 강력한 반대입장을 표명했던 것과 달리 부분적으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취해 주목을 받았다. 박상현 특파원 shpark@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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