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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칠레 강진, 아이티의 500~800배…피해는 ‘수백분의 1’

등록 2010-02-28 19:36수정 2010-02-28 22:41

‘규모 8.8’ 사상7번째…희생자 3백명 넘어
진앙지 도심서 멀고 내진설계로 피해 줄여
27일 새벽 3시34분께(이하 현지시각) 발생한 칠레 강진의 희생자가 300명을 넘어섰다. 규모 8.8의 이번 지진은 역대 7번째로 기록될 만큼 강력했고, 태평양 연안 53개국에 한때 지진해일(쓰나미) 경보가 내려졌다.

칠레 강진은 규모에 비해 희생자가 많지 않았지만 전세계는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 20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아이티 대지진의 비극과, 2004년 20여만명을 숨지게 한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의 지진 및 지진해일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28일 오후 일본 부근에서 높이 1m20㎝의 파도가 관측되기도 했다. <에이피>(AP) 통신 등은 규모 7.0의 아이티 지진에 견줘 이번 지진의 위력은 800~1000배 수준이라고 전했다. 지진 규모가 1 올라갈 때마다 에너지는 약 30배씩 증가한다. 그런데도 피해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왜일까. 전문가들은 진앙지 위치의 차이와 평소 지진 대비가 희생자를 줄였다고 분석했다.

이번 지진에서 피해가 가장 컸던 칠레의 2대 도시 콘셉시온은 태평양 해상의 진앙지에서 남서쪽으로 약 115㎞ 떨어져 있다. 반면 아이티 지진은 200만명의 인구가 집중된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불과 15㎞ 거리에서 발생했다. 또 아이티 지진은 지표면 아래 13㎞ 지점에서 발생한 반면, 칠레 지진은 지하 34㎞ 지점에서 발생해 충격이 덜했다. 지질도 칠레가 훨씬 안정적이고 탄탄했다.

칠레에 지진이 잦아 철저히 대비한 것도 피해를 막았다. 19세기 찰스 다윈이 중남미를 여행하며 기록한 <비글호 항해기>를 보면, 1835년 콘셉시온에서 다윈이 목격한 지진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의 조사에 따르면 칠레는 1973년 이후 규모 7 이상의 지진만 13건에 이르고, 1960년엔 규모 9.5의 역사상 최대 강진으로 1655명이 숨졌다. 이에 대비해 각종 건물 등을 지을 때 견고한 내진설계를 해왔고, 비상대응과 병원의 응급체계 등도 체계적으로 갖춰져 있다. 반면 아이티는 250년간 대규모 지진이 없어 대비가 소홀했다.

상대적으로 희생자가 적었지만 콘셉시온에선 15층 건물과 고가도로, 주택 등이 무너지면서 사망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전기와 통신, 수도 등도 두절됐다. 진앙지에서 북동쪽으로 약 325㎞ 떨어진 수도 산티아고에서도 일부 도로와 건물이 무너지고 정전 등이 발생했다. 산티아고 국제공항은 최소 72시간 동안 폐쇄됐고, 칠레 최대 항구 발파라이소도 운영이 중단됐다. 칠레 정부는 주택 50만채와 150만명이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했고, 사망자와 부상자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은 27일 칠레 6개 지역에 ‘국가재난’을 선포했다. 28일에도 콘셉시온 시 당국은 15층 건물에 100여명이 고립되어 있다고 전했으며, 북부도시 탈카에서 63㎞ 떨어진 곳에서 규모 6.1의 여진이 관측되기도 했다.


한편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28일 “칠레 교민 2240여명은 전원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칠레를 여행경보 2단계인 여행자제지역으로 지정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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