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고위관계자 밝혀…“벙커버스터 등 수천기 예상”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국이 보유중인 핵무기를 대폭 감축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미 정부 고위관계자가 1일(현지시각)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아에프페>(AFP) 통신을 통해 현재 진행중인 미국의 핵정책 전반에 대한 재검토 과정에서 미국이 핵무기를 ‘극적으로’ 감축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으며, 이달 안에 결론이 내려질 것이라고 전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핵무기 대폭 감축 계획에는 지하 목표물을 타격하는 초대형 지하관통 폭탄인 ‘벙커버스터’ 핵무기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이 새로운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을 것도 강하게 표명하는 방안이 구체화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이번 핵정책 재검토는 핵무기 확산을 되돌리고, 핵무기 없는 세상을 추구하는 데 중요한 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은 핵무기를 감축하더라도 핵 억지력은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뉴욕 타임스>도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핵무기 감축을 주내용으로 하는 핵정책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대통령 측근들의 말을 인용해 오바마 대통령이 수천기의 핵무기 감축 결정을 단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미 최근 완성한 ‘핵정책 보고서’에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결정된 핵 관련 계획을 취소하거나 뒤엎는 내용을 실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또 오바마 행정부는 동맹국들과의 비밀 회담을 통해 유럽에 제공했던 전술 핵무기 철수 여부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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