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LA) 경찰이 로버트 케네디 전 미 상원의원이 1968년 LA에서 저격당할 당시 입었던 옷을 `살인 현장의 증거물'이라며 전시했다가 케네디가(家)의 항의를 받고 사과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3일 LA 타임스에 따르면 LA 경찰국(LAPD)은 라스베이거스에서 `2010 캘리포니아 살인사건수사관협의회 회의'를 개최하면서 최근 100년간 역사적 살인사건 현장에서 수집된 증거물들을 전시했다.
전시물에는 케네디 전 상원의원이 1968년 6월 5일 LA 앰배서더호텔에서 캘리포니아주 민주당 대통령 후보 예비선거의 승리를 선언한 직후 저격당할 때 입었던 드레스 셔츠와 넥타이, 재킷 등이 포함됐다.
이 전시품들이 2일 언론을 통해 일반에 소개되자 케네디가에서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고 LAPD 관계자들이 전했다.
결국 LAPD 찰리 벡 국장은 케네디가에 정중히 사과의 뜻을 전달하고 고 케네디 전 의원과 관련된 전시물들을 회수조치했다.
벡 국장은 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케네디가 일원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즉시 전시물을 회수했다면서 "희생자의 가족에게 상처를 주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고 다만 LA시의 역사를 보존하고 살인사건 수사에 대한 이해를 높일 생각에서 전시회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재석 특파원 bondong@yna.co.kr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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