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의료보험 개혁, 경기침체, 재정적자 등으로 수세에 몰려있는 민주당에 윤리 문제라는 또다른 어려움이 불어닥쳤다.
에릭 마사 뉴욕주 하원 의원은 남자 부하직원에 대한 성희롱 문제로 하원 윤리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게 되자, 5일 의원직을 사퇴했다. 지난 3일에는 찰스 랭글 하원 의원이 기업으로부터 받은 세미나 참여경비가 문제가 돼 세입위원장 사퇴의사를 밝혔고, 지난달 26일에는 데이비드 패터슨 뉴욕 주지사가 자신의 비서가 저지른 폭행 사건에 압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혐의가 불거져 주지사 선거 출마포기를 선언했다. 공교롭게도 이들 사건은 모두 민주당세가 우세한 뉴욕에서 일어나 부담이 더 크다. 공화당은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이 “역사상 가장 깨끗한 의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점을 들어 민주당을 집중공격하고 있다.
이외에도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였던 존 에드워즈 전 상원 의원은 부하직원과의 혼외정사로 딸을 낳은 사실을 지난달 시인했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 지역구인 일리노이주의 로드 블라고예비치 주지사는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으로 공석이 된 상원 의원직을 돈받고 팔려 한 혐의로 2008년 말 탄핵됐다.
민주당 의원들의 이런 문제는 2006년 조지 부시 행정부 당시 선거를 앞두고 부패 스캔들, 성추문 사건 등이 이어졌던 공화당의 행태와 흡사하다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스>는 5일 “4년전 낸시 펠로시 의원과 램 이매뉴얼 의원(현 백악관 비서실장)의 주도로 민주당은 공화당의 부패 문제를 효과적으로 이용해 상·하원을 장악했는데 지금 민주당이 똑같은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도 6일 한 시민단체 대표의 말을 인용해 “윤리 문제는 유권자들에게 어떤 이슈보다 중요하다. 94년 민주당, 2006년 공화당은 바로 이 때문에 졌다”고 보도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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