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
우리도 84%의 지지율 속에 퇴임하는 대통령을 가질 수 있을까? 미첼 바첼레트(사진) 칠레 대통령이 11일 퇴임했다. 그는 남미에서는 처음으로 선거를 통해 2006년 첫 여성 대통령에 올랐고, 퇴임 이틀 전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85%의 기록적 지지율을 얻었다. 지난달 27일 규모 8.8의 강진이 일어난 뒤 쓰나미 경보 발령 실패 등을 둘러싸고 벌어진 논란에도 그에 대한 국민의 애정은 식지 않았다. 그는 남미 첫 여성 국방장관 등을 거쳐 대통령에 오른 뒤 남녀 동수 내각을 구성했고, 자신의 아버지가 군사정권의 고문에 희생됐던 과거사 청산도 주도했다. 중도실용주의 리더십으로 건실한 경제성장을 이끌어, 칠레는 1월 선진국 클럽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남미에서 최초로 가입했다. 이런 높은 평가 덕에, 벌써부터 2014년 대통령 재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바첼레트가 퇴임한 11일 산티아고의 대통령궁 라 모네다의 발코니에 선 그를 향해 국민들은 “대통령, 고마웠어요. 2014년에 다시 만나요”를 외쳤다. 바첼레트가 이끈 중도좌파연합 ‘콘세르타시온’은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전 대통령이 1990년 물러난 뒤 20년간 집권했지만, 지난 대선에서 연임 금지에 막힌 바첼레트를 대신할 지도자를 내놓지 못하고 우파에 정권을 내줬다. 김순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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