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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MS직원에게 아이폰 사용은 ‘금기’

등록 2010-03-14 09:22수정 2010-03-14 10:10

미국의 거대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 직원들은 대부분 최신의 첨단 전자제품에 열광하는 마니아들이다.

하지만, 이들이 감히 사용하지 못하는 제품이 있으니 이는 바로 MS의 라이벌인 애플이 내놓은 아이폰이다.

아이폰은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지난 1월 말까지 3개월간 시장점유율이 25.1%에 달할 정도로 많은 사람이 사용하고 있다. 반면 MS의 윈도 폰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15.7%에 불과한 상황이다.

따라서 MS의 경영진에게 있어 아이폰의 성공은 곧 이동통신산업에서 자사의 열세를 드러내는 아픈 상처가 될 수 밖에 없다.

특히 MS의 직원들마저 애플의 아이폰에 열광하는 마니아 사용자라는 점은 더욱 고통스러운 사실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 MS 직원들에게 있어 아이폰 사용은 금기라면서 직원들이 아이폰을 숨겨가며 사용하기도 한다고 보도했다.

MS에서 아이폰을 사용하는 위험은 작년 9월 한 행사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MS는 당시 시애틀의 한 체육관에서 전 직원이 참가하는 행사를 열었는데 한 직원이 자기 아이폰을 꺼내 스티브 발머 최고경영자(CEO)의 사진을 찍었다.


당시 참석자들에 따르면 발머는 이를 알아차리고 나서 수 천 명의 직원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이 직원의 아이폰을 빼앗아 땅에 내려놓고 마치 발로 짓밟아 부숴버리려는 듯한 행동을 취했다.

발머 CEO 자신은 MS의 모바일 폰 소프트웨어가 장착된 다른 회사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다.

MS 직원들은 회사 회의실이나 카페에서 아이폰의 터치스크린을 만지작거리며 공개적으로 사용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곤 한다.

MS 직원 중 아이폰 사용자가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지난해 MS의 직원 메일에 접속한 아이폰 사용자가 전 세계 직원 수의 10%인 약 1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자기 회사와 경쟁 관계에 있는 업체의 제품을 사용하는 게 편할 수만은 없다.

WSJ은 많은 MS의 경영진에게 있어 사내에서 아이폰을 보는 것은 마치 직원들이 펩시콜라를 마시는 것을 보는 코카콜라 경영진의 심정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MS는 비용절감의 일환이라며 지난해 초부터 윈도 폰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직원에 대해서만 휴대전화 사용료를 보조해주기로 했다.

공개적으로 금지하지는 않지만, 발머 CEO도 비슷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는 경영진에게 자신이 디트로이트에서 자랐고 아버지가 포드자동차에서 일했었다면서 자기 가족들은 언제나 포드자동차만 탔다고 말하곤 했다.

일부 직원들은 자기 아이폰에 커버를 씌워 타사 제품인 것처럼 위장하기도 하고 경영진 앞에선 전화사용을 자제하기도 한다.

아이폰을 사용하는 MS의 한 직원은 "나는 1년에 1번 정도 발머 CEO가 주재하는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면서 "그때는 누가 전화하건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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