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
발등에 불 떨어진 오바마
하원표결 앞두고 ‘폭스뉴스’ 출연 보수층 설득 ‘진땀’
‘에어포스 원’ 만남 등 민주당내 반대파 개별 설득
하원표결 앞두고 ‘폭스뉴스’ 출연 보수층 설득 ‘진땀’
‘에어포스 원’ 만남 등 민주당내 반대파 개별 설득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의료보험 개혁안 통과를 위해 할 수 있는 한 모든 것을 다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17일 끊임없이 자신을 비난해 불편한 관계였던 보수성향의 <폭스뉴스>에 취임 이후 처음으로 출연했다. 의보개혁안 통과를 앞두고 보수 성향의 국민들에게 개혁안을 또한번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저녁 6시(미 동부시각) 브렛 베이어가 진행하는 ‘스페셜 리포트’에 출연한 오바마 대통령은 예상대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백악관에서 1시간가량 진행된 인터뷰에서 베이어는 처음부터 민주당의 의회 통과 방식에만 질문을 집중했다. 민주당이 하원 표결에서도 과반수 확보가 쉽지 않자, 다양한 변칙론이 논의중인 것을 꼬집은 것이다. 애초 민주당은 지난해 말 통과된 상원안을 하원에서 통과시켜 우선 발효시키고, 나중에 최종안을 상원에서 ‘조정’ 방식으로 표결처리하려 했다. 상원 필리버스터를 피하기 위해서였는데, 일부 민주당 의원들의 반대로 하원 과반수 확보가 쉽지 않자, 이번에는 상원안 전체가 아닌, 수정조항만을 하원에서 통과시키면 끝나는 ‘자동집행’ 규정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무엇이 일어날지가 아니라, 무엇이 일어나야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무보험자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등 원론적 답변을 이어갔다. 그러나 베이어는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고, 오바마의 연설식 답변 중간에 계속 끼어들었다. 오바마는 “내 말이 안 끝났다. 말을 끊지 말라”고 몇 번이고 이야기했다. 브렛이 “1만8000여명이 질문을 보내왔다”고 하자, 오바마는 “나는 매일 4만통을 받는다”고 응수하기도 했다. 오바마는 그러면서도 의보개혁법안 통과를 확신한다고 단언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날 인터뷰에 대해 “예상대로였다”며 별 성과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오바마는 ‘에어포스 원’에서 설득한 데니스 쿠치니치 하원의원(오하이오)의 마음을 돌리는 데 성공했다. 공공보험(퍼블릭 옵션)이 제외됐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견지했던 쿠치니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얼마나 절박한 때인지를 알게 됐다”고 밝혀 오바마 대통령의 정성이 통했음을 내비쳤다. 앞서 댄 머페이 하원의원(뉴욕)도 대통령 설득으로 찬성표를 던지기로 입장을 바꿨다고 당 지도부에 16일 통보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인도네시아와 호주 방문을 연기한 채 민주당내 반대파 의원들을 집무실로 불러 개별 설득을 해왔다.
의보개혁안은 이번 주말께 민주당이 하원 표결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일 공화당 의원들이 모두 반대하고 민주당 의원 253명 중 38명 이상이 ‘반란표’를 던지면, 개혁안은 좌절된다. 의회전문매체인 <힐>은 쿠치니치 의원의 전향 등으로 민주당내 반대의원은 36명으로 줄어든 것으로 집계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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