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임을 스스로 공개한 한국계 대니얼 최(29) 미국 육군 중위가 18일 워싱턴 D.C 백악관의 철책에 자신의 손을 수갑으로 채운 채 미군내 동성애자 권익보호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연행됐다.
최 중위는 이날 오전 백악관 인근 `자유 광장'에서 군인들의 성적 취향을 공개하지 못하도록 한 이른바 `묻지도 말하지도 말라(Don't ask, Don't tell:DADT)'는 미군 규정의 폐지를 촉구하는 집회에 참석했다.
그는 집회를 마친 후 같은 동성애자인 한 동료 장교와 함께 "오바마 행정부의 DADT 제도개선 약속이 조속히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1백여명의 시위대를 이끌고 백악관으로 향했다.
군복 차림의 최 중위는 백악관 입구에 도착, "대통령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만큼 백악관에 우리의 뜻을 전달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힌 후 준비한 수갑으로 동료 장교와 자신의 양 손을 백악관 철책 펜스에 채우고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노란색 테이프로 최 중위가 시위하는 백악관 출입구를 봉쇄 일반인의 접근을 막고, 시위대를 외곽으로 밀어붙인 후 최 중위 등의 손에 채워진 수갑을 풀고 체포했다.
2003년 웨스트포인트(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고, 아랍어에 능통해 이라크에서 복무한 경험이 있는 최 중위는 지난해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커밍 아웃'했다가 군 당국으로부터 전역통보를 받은 상태이다.
최 중위는 웨스트포인트 출신 동성애자 장교들의 모임인 '나이츠 아웃(Nights Out)'을 조직하는 등 군대내 동성애자 권익보호 운동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성기홍 특파원 sgh@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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