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과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22일 아이티를 방문, 세계는 괴멸적인 지진피해를 입은 아이티 국민을 잊지 않을 것임을 약속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두 전직 대통령은 르네 프레발 대통령과 쟝-막스 벨레리브 총리와 회담한 후 한 난민촌을 직접 찾아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이재민들의 생활 실태를 파악했다.
두 전직 대통령은 이재민들과 악수하며 위로하는 한편 이재민들의 애로 사항을 청취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TV화면을 통해 보는 것과 직접 보는 것에는 많이 차이가 있다"면서 "우리의 방문을 통해 아이티 국민이 여전히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을 일깨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난민촌의 위생문제, 더 나은 지역으로 이주하는 문제 등 많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익히 알고있다"면서 31일로 일정이 잡혀있는 뉴욕 지원국 회의에서 종합적인 지원 대책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심장질환 수술을 받아 수척한 모습의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81년부터 2000년까지 아이티에 농산물 시장을 개방하라고 밀어붙인 것은 잘못이었다고 인정하고 아이티 의류산업을 지원하고 1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관련 법을 제정하도록 미국 의회에 압력을 가하겠다고 약속했다,
뉴욕 지원국 회의에서는 아이티 재건을 위해 115억 달러의 모금을 결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이티 대지진의 피해는 79억 달러로 추정되고 있는 데 이는 아이티 GDP의 120%에 이르는 규모이다.
두 전직 대통령은 지난 1월12일 대지진이 발생한 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제안으로 '클린턴-부시 아이티 펀드'를 설립하고 초당적 모금 활동에 앞장 서고 있다.
클리턴 전 대통령은 힐러리 클린턴 현 국무장관과 지난 1975년 결혼하면서 아이티로 신혼여행을 간 인연이 있으며 대지진 발생 이후 이미 2번이나 현지를 방문한 바 있다.
처음 아이티를 방문한 부시 전 대통령은 집권중에 처음으로 민주적 절차를 통해 당선된 쟝-베르트랑 아리스티드 대통령 정부를 지지하지 않아 그가 결국 지난 2004년 반란군에 밀려 망명길에 오르게 됐다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이런 역사적 배경에서 아리스티드 지지 세력 100여명은 "아리스티드를 복귀시켜라! 프레발 타도! 부시 타도!"를 외치기도 했다.
류종권 특파원 rjk@yna.co.kr (멕시코시티=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