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미국 의료보험 개혁 법안이 하원을 통과하였다.
저녁에 너무 기뻐서 한 동안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아침에 일어나서, 새로운 미국이 시작했다는 느낌으로 들이 마시는 공기가 다르다. 마치 W가 퇴임하고 오바마가 대통령이 된 날 처럼!
의료보험 개혁은 정치의 이슈가 아니라 도덕의 이슈이다. 대다수의 나라가 가지고 있으나 오직 미국만이 가지지 못하였던 것, 전 국민에게 병원에 갈 수 있는 길을 열어 준 것이다.
이 법안으로 인해 내가 내야 하는 세금은 더 많아지게 된다. 나는 정치인들이 말하는 고급 보험인 소위 "캐딜락 보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고, 소득이 높아 앞으로 이자소득과 배당소득에 추가로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병원에 가지 못하고 고통을 받는 것 보다는 훨씬 나은 방법이다. 약간의 고통 분담으로 약자를 보호하는 사회가 제대로 된 복지국가라고 1884년에 비스마르크도 말했다. 무엇보다도 주위 동료들에게 쌤통이다!
돈을 그렇게 많이 주워 담아 가면서, 기부라고는 걸 스카우트 쿠키 20불 어치 사는 것이 다 인 사람들! 좋은 차, 옷, 시계, 집, 그리고 정원사까지 두면서, 몇 십 불도 아이티나 카트리나에 기부하지 않는 사람들! 같은 건물에서 청소부나 커피 만드는 사람보다 연봉을 10배에서 만배까지 많이 벌어 가면서, 세금 깍아준다는 공화당에게 투표를 던지는 사람들에게 쌤통이다! 하하하.
2009년에 나는 육만불이 넘게 소득세를 납부하였다. 법안대로 세율이 인상된다면 2014년에는 만불 정도 더 내야 된다. 그 정도는 작년에 여러모로 낸 기부금 수준에 불과하므로 그다지 큰 희생이라고 볼 수 없다. 아시아나 유럽에 비해 기부를 많이 한다는 미국의 경우에도, 너무 소수의 사람만이 기부금을 내기에, 이는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치기 힘들다.
사회적 합의로 인해 모든 사람이 돈을 낼 때에, 이와 같은 보험 제도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상원과 하원을 차례로 통과한 법안이, 국민의 큰 신뢰와 지지로 이루어진 법안이, 내일 (화요일) 오바마가 서명하여 통과할 것이므로, 드디어 미국도 다른 나라들이 백년동안 가지고 있던 것을 가질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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