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미국 버지니아주 비엔나의 한 커피숍 옆 음악연습실에서 열린 커피파티 모임에서 인근 지역에 사는 참가자들이 모여 의료보험 개혁과 관련된 향후 커피파티 모임의 역할 및 방향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커피파티, 두달새 18만 회원
티파티, 민주당 후보 낙선운동
티파티, 민주당 후보 낙선운동
27일 오후 미국 버지니아주 비엔나의 허름한 커피숍 옆 음악연습실에 30~60대 미국인 19명이 모였다. 이날 미 전역에서 열린 커피파티 지역모임 중 한 곳이었다. 모임은 소박했지만 다들 진지했다. ‘의료보험 개혁안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한 워크숍을 열자’‘버지니아주 국회의원들을 찾아가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전달하자’같은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이날 나온 의견들은 취합돼 커피파티 홈페이지에 올라간다. 사회를 맡은 초등학교 교사인 팻 하이네스는 “우리의 목표는 일반사람들이 정치적 대화를 통해 평화롭게 문제를 해결하고, 특히 로비스트에 오염된 정치인들이 진정으로 국민들을 위해 일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온라인을 통해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 풀뿌리 정치운동인 ‘커피파티’와 ‘티파티’ 조직이 미국 정치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시작은 티파티가 먼저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보수층을 중심으로 결집하기 시작한 티파티는 처음에는 ‘의보개혁 반대’‘세금감면’ 등 보수층의 이해를 전하는 수준이었으나, 이후 버지니아와 뉴저지 주지사 선거(지난해 11월)와 매사추세츠 상원의원 선거(지난 1월)에서 공화당 후보가 싹쓸이 하도록 하는 데 큰 역할을 하면서 점점 정치조직화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통제되지 않는 회원들 중 일부가 과격한 모습을 보이거나, 공화당이 아닌 별도 후보를 내겠다는 선언도 해,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도 긴장시키고 있다.
티파티는 27일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지역구인 네바다주를 시작으로 다음달 15일 워싱턴까지 모두 23개주 44개 도시를 순회하며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낙선운동에 들어갔다. ‘티파티 익스프레스’라는 이름의 이번 순회집회 첫날인 이날, 지난 대선에서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나섰던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나서 “큰 정부, 큰 빚, 오바마-펠로시-리드의 흥청망청 지출은 끝났다. 당신들은 해고”라며 앞장섰다.
이에 맞서는 진보성향의 커피파티는 지난 1월 시작됐으나, 불과 두 달만에 회원 수가 18만4000여명(티파티 11만여명)에 이르는 등 회원 증가속도가 훨씬 빠르다. 커피파티는 티파티처럼 공개적으로 특정 정당을 지지하진 않지만, 대체로 민주당 성향의 사람들이 결집하고 있다.
티파티는 7월 라스베가스, 커피파티는 6~7월께 미주리주에서의 전국총회를 각각 준비하고 있다. 두 ‘파티’는 앞으로 11월 중간선거 뿐 아니라, 앞으로 미국 정치의 흐름을 좌우할 주요한 요인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커피파티와 티파티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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