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보수단체 후원 ‘싱크탱크 저널리즘’ 활개
‘아이다호…’ 등 매체 우후죽순…언론 공정성 위기
“후원단체 감춘 채 의제 왜곡” 여론조작 우려 커
“후원단체 감춘 채 의제 왜곡” 여론조작 우려 커
미국의 전통적 종이언론들이 경영난 등으로 지방조직을 축소하고 지역 언론들은 문을 닫는 가운데 보수적인 연구소·기관(싱크탱크)의 재정적 후원을 받는 인터넷 뉴스매체들이 그 공백을 메우면서 이른바 ‘싱크탱크 저널리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들 싱크탱크의 지원을 받는 온라인 매체들은 취재영역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면서 보수적 이념을 확산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언론영역을 넘보는 싱크탱크의 이런 활동이 정치적 여론조작이나 왜곡된 의제설정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14일 전했다.
펜실베이니아주 해리스버그의 공익재단은 1월부터 뉴스레터인 ‘더 펜실베이니아 인디펜던트’를 서비스하고 있다. 이 재단의 매슈 브리옛 이사장은 “이제 주정부 기자회견장에 가서 부대낄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스스로 뉴스를 내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인터넷 매체들은 아이다호 자유재단의 지원을 받는 ‘아이다호리포터 컴’ 사례처럼 주로 자유시장경제를 옹호하는 보수적 성향의 기관에서 후원을 받고 있다. 이런 현상은 서부의 워싱턴주로부터 미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 몬태나, 와이오밍, 플로리다, 오하이오 등 미국 전역에서 우후죽순처럼 나타나고 있다. 반면에 진보적 색채의 싱크탱크들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싱크탱크 저널리즘은 대부분 인터넷을 활용하고 있다. 지방언론사의 인터넷 뉴스 페이지와 거의 다를 바가 없기 때문에 언론의 모습을 띠고 있으며, 기존 지역언론과 방송을 신뢰하지 않는 주민 사이를 파고들고 있다. 노스다코타주 공화당 간부 출신의 제이슨 스티브락은 “노트북과 무선랜, 소형 캠코더만 있으면 <뉴욕 타임스> 못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기존 주류 미디어에 대한 불신이 싱크탱크 저널리즘의 확대를 가져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은 다른 언론사들과 달리 로비스트들이 아무 제약 없이 드나들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들 인터넷 매체들은 후원자가 누구인지를 한사코 밝히지 않고 있다. 미주리대학의 주정부 보도프로그램 책임자인 필 브룩스는 이를 심각한 ‘위험신호’로 보고 있다. 브룩스는 미주리주 선샤인뉴스재단을 예로 들면서 “지난 40년 동안 언론매체로 승인해달라고 요청하면서 누가 재정적으로 후원하는지 밝히길 거부한 경우는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