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가 27일 미국 워싱턴 상원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추궁에 당당하게 반박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고객 오도한 적 없다” 강변
미 상원 청문회 11시간 공방
미 상원 청문회 11시간 공방
“고삐 풀린 탐욕이다.”
“(고객들이) 위험을 감수한 투자를 했고 결과가 그렇게 나왔다.”
27일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는 쏘아붙이는 의원들, 잘못을 부인하는 로이드 블랭크페인 등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진 사이에 11시간 가까이 공방이 오갔다. 골드만삭스는 2007~2008년 주택모기지 관련 금융 상품을 판매하면서, 투자 위험을 알고도 고객들에게 알리지 않고 자신들은 주택 가격 폭락을 이용해 큰 돈을 벌었다는 혐의로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의해 지난 16일 제소됐다.
이날 칼 레빈 상원 상설조사소위원회 위원장은 “골드만삭스가 자신의 실패가 아니라 미국의 성공을 놓고 내기를 걸어 오랫동안 성장의 엔진이었던 월가의 전체 기능에 의문을 던졌다”고 비판했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골드만삭스의 행위가) 비윤리적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법원과 국민들이 심판을 내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원들이 월가에 대한 유권자들의 분노를 의식해 더욱 날을 세웠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반면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는 고객을 오도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불행하게도 주택시장이 대단히 빨리 추락해 사람들이 돈을 잃었다”며,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 급속한 시장악화로 불가피했다고 반박했다. 파브리스 투르 골드만삭스 부사장은 투자자들이 위험부담을 알고도 투자했다며, “2007~2008년 시장에서 벌어진 상황이 대단히 슬프지만 내 행동은 옳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관리 책임 소홀도 다시 도마에 올랐다. 톰 코번 상원의원은 “금융위기에는 하나가 아니라 수많은 원인이 있다”며, 금융감독 당국과 의회 등이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금융위기에 대한 월가와 정치권의 해석이 얼마나 다른지 드러났다”고 전했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청문회에서 집중 추궁받았지만 주가는 주당 1.01달러가 올랐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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