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T회의서 첫 공개
미국 정부가 5113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고 3일(현지시각) 밝혔다. 그동안 정확한 핵무기 보유량을 비밀로 간주해온 미국이 이를 공개하기는 처음이다.
5113기는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실전 배치된 것과 저장고에 보관된 것을 합친 규모다. 미국 국방부는 해체 예정인 퇴역 핵탄두도 “수천기”가 있다고 밝혔으나 정확한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퇴역 핵무기까지 합치면 8000~9000기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에이피>(AP) 통신이 4일 전했다.
미국의 이날 공개는 핵감축 의지를 확인시키고, 다른 핵무기 보유국에 투명성 강화를 요구하면서 핵무기 개발 의혹을 받는 이란을 압박하려는 조처로 해석된다. 3일 개막한 핵확산금지조약(NPT) 8차 평가회의에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미국의 핵무기 프로그램에 관해 최대한 투명하게 처리하는 것이 국가안보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5113기는 핵무기 최대 보유 규모였던 1967년 3만1225기에 비해 84% 감축된 규모라고 미국 국방부는 설명했다. 미국과학자연맹 등은 세계적으로 약 2만2000기 이상의 핵탄두가 존재하며, 2000기는 미국과 러시아가 즉각 발사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지난달 8일 핵탄두를 향후 7년 안에 각각 1550기로 줄이는 새 전략무기감축협정에 서명했다.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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