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만 기름 유출 사고대책
오바마 “비피 책임있다” 압박
‘태안 사고’ 삼성중공업과 대조
* BP : 영국 석유회사
오바마 “비피 책임있다” 압박
‘태안 사고’ 삼성중공업과 대조
* BP : 영국 석유회사
미국 멕시코만 기름 유출 사고를 일으킨 영국 석유회사 비피(BP)가 수습 비용 전부를 부담하겠다고 밝히고 사고상황과 방제 작업 등을 시시각각 공개하는 등 책임있는 자세를 강조하고 있다.
비피는 3일 누리집에 올린 글에서 기름띠 제거 비용 전부를 부담하고 “정당하고 입증 가능한 피해”에 대한 배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비피는 피해를 입은 주들에 긴급자금 2500만달러를 지급한다고 밝혔다. 토니 헤이워드 비피 최고경영자는 이날 <에이비시>(ABC)에 출연해 “우리에게 사고 자체에는 책임이 없지만 기름과 사태 해결에 대한 책임은 있다”고 말했다. 시추선 파손을 일으킨 장비가 비피가 아닌 트랜스오션이라는 업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비피의 이런 입장은 전날 사고 현장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비피가 기름 유출에 책임이 있으며, 비용을 대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한 반응이다. 비피는 누리집을 통해 사고 상황과 방제 작업, 자사의 피해 구제 노력을 자세히 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피가 기름띠 제거 비용을 대고 어업, 생태, 관광업 피해 등을 배상하는 데 50억~150억달러(약 16조7400억원)를 지불해야 할 수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는 비피를 파산에 이르게 할 정도는 아니지만 큰 부담이 되는 액수다.
세계 굴지의 석유회사이자 몇년동안 공들여 쌓아왔던 기업의 ‘녹색 이미지’ 훼손을 막겠다는 의도라곤 하나, 2007년 태안 기름유출 사고 당시 소극적이었던 삼성중공업의 태도와 대조적인 게 사실이다. 삼성중공업은 책임을 제한해 달라는 소송을 내 법원에서 56억원만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아냈다.
한편 비피는 하루 5000배럴의 기름을 뿜으며 200㎞ 길이의 기름띠로 앨라배마·미시시피·루이지애나·플로리다주의 해상과 해안을 오염시키고 있는 해저 구멍을 덮을 컨테이너를 4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컨테이너로 구멍을 덮고 기름을 빼내는 방식은 이번에 처음 시도된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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