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적 채권평가위가 업무수주 할당…규제안 상원 통과
미 상원이 13일 스탠더드앤푸어스(S&P), 무디스 등 신용평가회사들에 대한 규제와 감독을 강화하기 위한 수정 법안을 압도적 표차로 채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월스트리트의 금융관행에 대한 의회의 가장 강력한 조처 가운데 하나라고 평했으며, <뉴욕타임스>는 2008년 금융위기에서 신용평가회사들이 수행한 역할에 대한 미 의회의 강경한 태도를 보여준 것이라고 전했다.
상원에서 심의중인 금융규제법안에 추가된 이 수정법안은 신용평가회사와 평가 대상기관 간의 부적절한 관계를 차단하기 위해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감독을 받는 독립적인 채권평가위원회가 신용평가회사의 업무 수주를 할당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수정안이 복잡한 파생금융상품 거래의 신용등급을 누가 결정할지에 정부가 관여하고 평가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말했다.
알 프랑켄 상원의원(민주· 미네소타)이 발의한 수정안은 찬성 64, 반대 35로 통과됐다. 프랑켄 의원은 채권 발행 회사들이 좋은 평가를 얻기 위해 높은 평가수수료를 주며 신용평가회사의 경쟁을 유도하는 등 첨예한 이해관계에 의해 객관적인 신용평가가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3년 동안 미 의회와 감독 당국은 이런 갈등과 복잡한 이해관계가 객관적인 신용평가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논의해왔다.
이 수정법안은 몇주 안에 전체 금융규제법안의 표결 처리를 거쳐, 지난해 12월 하원이 통과시킨 법안과 단일법안을 마련하기 위한 조율작업을 거쳐 상·하원의 재의결 작업을 거쳐 확정된다.
새로 구성될 채권평가위원회는 신용평가회사들의 채권 등급평가가 정확했는지에 관해서도 매년 평가보고서를 내도록 하고 있다. 스탠더드 앤 푸어스의 대변인은 이에 대해 “시장경쟁이 사라지게 돼 신용평가회사들이 새로운 첨단평가 모델을 개발하려는 유인이 없어지고 회사들 간에 신용평가 의견이 유사해지는 부작용이 초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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