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공개에 항의
미국의 대형 소셜네트워크 사이트인 ‘페이스북’ 회원 3만여명이 집단 탈퇴했다. 페이스북 반대 사이트인 ‘큇페이스북데이닷컴’(QuitFacebookday.com)은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보호에 문제가 있다며 31일 밤을 ‘집단 자살의 날’로 정했다. 첫날 3만3841명이 동참했으며 페이스북 이탈자들이 이어지고 있다고 이 사이트는 밝혔다.
정보기술 전문 인터넷 사이트인 <지디(ZD) 넷>은 페이스북이 지난 연말 회원 개인정보보호 규정을 바꾸면서 기본 공개대상에서 제외했던 출신학교와 거주지 등 프로필을 공개항목에 포함시킨 것이 화근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에는 사용자 간 대화를 제3자가 몰래 볼 수 있는 ‘버그’(프로그램 오류)까지 나오면서 비난 여론이 더 커졌다.
페이스북은 새로운 정보관리 방법을 도입해 설정을 변경하면 자신의 정보를 볼 수 있는 상대를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페이스북 최고경영자인 마크 주커버그는 지난 24일 정보보호를 강화하겠다는 내용의 ‘반성문’을 <워싱턴포스트>에 실었다. 그러나 사용자들은 처음 기본설정부터 모두 비공개로 하고 가입자가 선택적으로 공개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개인정보 보호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등장하자 디아스포라, 애플시드, 원소샬웹 등 대안적 소셜네트워크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페이스북의 월 순방문자 수는 5억4000만명에 달한다. 3만여명의 탈퇴는 ‘찻잔 속의 태풍’에 불과하다. 웹에서 방문자 수가 가장 높은 1000개 사이트를 조사대상으로 하는 구글의 더블클릭 애드 플래너는 지난 4월 페이스북의 순방문자 수가 5억4000만명으로 전체 웹 사용자의 35.2%에 이른다고 밝혔다. 페이지뷰로는 5700억번으로 2위 야후의 700억번 보다 무려 8배나 많았다.
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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