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오바마 정부 최대 외교 딜레마” 지적
지난달 31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국제구호선 공격 사건에 대해 미국은 공식적으론 말을 아끼고 있다.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비난 성명의 수위를 낮춘 것도 미국이었다. 하지만 점차 미국 안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번져가며, 이스라엘은 버락 오바마 정부의 최대 외교 딜레마가 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6일 백악관·국방부·국무부 등 오바마 행정부와 싱크탱크 등 워싱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외교정책 전문가인 앤서니 코디스먼은 “이스라엘은 미국의 인내의 한계를 시험하고, 미국 유대인들의 지지를 착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터키인 9명을 숨지게 한 이스라엘의 구호선 공격은 이슬람 국가 중 미국과 가장 가까운 동맹국인 터키와의 관계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또 이슬람 국가와의 협력을 통해 이란의 핵위협을 억제하고 중동평화협정으로 중동지역을 안정시키려는 미국의 계획도 점점 어렵게 하고 있다. 중동지역이 불안하면, 이라크 철수 및 아프가니스탄 집중이라는 오바마 행정부의 중동 외교정책 근간도 흔들린다.
뉴아메리카 재단 중동팀장인 대니얼 레비는 “미국은 세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그냥 손대지 않고 (이스라엘을 제외한) 세계의 나머지 국가들이 대가를 부담하게 하는 것,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정 추진, 그리고 ‘우리는 모르겠다’며 이스라엘로부터 멀어지는 것”이라며 “오바마 행정부는 두번째 선택을 하겠지만, 일반 국민들은 세번째 선택을 더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이집트 대사를 지낸 대니얼 컬처도 6일 <워싱턴 포스트> 기고에서 “이스라엘은 강한 군사적 대응이 팔레스타인 봉기를 막는다고 생각하지만, 둘 사이에 평화가 유지된 시기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공격하지 않았던 때였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집트를 방문중인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7일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 회담한 뒤 “가자지구의 인도적, 경제적, 안보적, 정치적 상황을 다루는 ‘새로운 방법’에 대해 다른 파트너 국가들 및 이집트와 긴밀한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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