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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실리콘밸리의 정치실험 통할까

등록 2010-06-10 22:32

휘트먼·피오리나 공화 후보 뽑혀
후원금 ‘큰손’에서 직접 참여로
실리콘밸리의 힘이 워싱턴까지 확장될 것인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공화당 주지사와 상원의원 후보로 실리콘밸리 기업 출신인 멕 휘트먼 전 이베이 최고경영자(CEO)와 칼리 피오리나 전 휼렛패커드 최고경영자가 지난 8일 나란히 승리하면서 ‘실리콘밸리의 또다른 실험’이 주목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9일 “휘트먼과 피오리나는 부채와 정쟁의 늪에 빠진 정부에 실리콘밸리의 창의와 효율을 가져와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는 믿음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새너제이대 정치학 교수인 래리 거스톤은 “이제 실리콘밸리의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로 상징되는 하이테크 분야는 그동안 정치에 무관심했다. 그러다 실리콘밸리가 성장하면서 세금, 주식공개, 금융규제 등 정부 정책과 부딪치는 영역이 점점 많아졌다. 최근에는 정치후원금의 ‘큰손’이 되고 있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정치후원금은 2004년 2890만달러(363억원)에서 2008년 4140만달러(520억원)로 43%나 급증했다.

이번에 승리한 두 여성 최고경영자가 명성에선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지만, 진보 성향이 짙은 실리콘밸리의 정치적 감수성과는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휘트먼과 피오리나는 동성결혼, 이민, 낙태 문제 등에서 공화당의 보수적 입장을 강하게 밝혔다. 이 때문에 여성단체들은 피오리나가 승리하자, 곧바로 본선 경쟁자인 민주당의 바버라 박서 의원에 대한 지지를 밝히고 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실리콘밸리 리더십그룹의 회장인 칼 과디노는 “혁신경제는 모든 이슈에서 그저 당의 정책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과는 다르다”고 두 후보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휘트먼과 피오리나가 경선에서 정작 실리콘밸리가 있는 캘리포니아 북쪽이 아닌 보수 성향이 강한 캘리포니아 남쪽 오렌지 카운티와 샌디에이고 등에서 표를 얻었다는 점도 이들을 ‘실리콘밸리의 대표’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 들게 한다. 또 이들이 이베이와 휼렛패커드의 발전에 기여한 점은 인정되나, 경영성과에 대한 평가도 논란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전략가인 ‘공정정치행동 위원회’ 의장인 댄 슈너는 “두 후보는 유권자들에게 실리콘밸리가 월스트리트와 다른 점을 계속 일깨울 필요가 있다”고 권했다. 휘트먼과 피오리나의 11월 본선 결과와 상관없이 앞으로 ‘실리콘밸리 정치인’들이 둘의 뒤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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