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만 기름 유출이 장기화되면서 연일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비피(BP)가 이번엔 ‘여론전’의 일환으로 인터넷 검색어를 사들여 눈총을 받고 있다.
미국 일간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9일 비피가 ‘기름유출’(oil spill) 또는 ‘비피’ 같은 검색어를 치면 비피의 누리집이 제일 위에 뜨도록 톱 검색어를 사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되도록 눈에 띄지 않게 하고, 비피의 설명을 우선 보여주겠다는 의도다.
비피가 이렇게 검색에서 제일 윗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들이는 돈은 하루 5000~1만달러일 것으로 추정된다. 비피가 기름구멍을 막기 위해 현재 쏟아붓고 있는 돈에 비하면 극히 적은 액수이며 “정보를 빠르고 효과 있게 대중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항변도 하지만, ‘미디어와 민주주의센터’ 대표인 리사 그레이브스는 “이런 재앙 속에서 극히 고상하지 못한 행동”이라고 비꼬았다. 그는 특히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건 돈으로 연결된 이 정보를 누리꾼들이 진짜 정보라고 믿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비피의 토니 헤이워드 최고경영자를 “해고하고 싶다”고까지 말했던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오는 16일 사건 이후 처음으로 칼헨리크 스반베리 비피 회장을 백악관으로 불러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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