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케네디 전 미국 상원의원
FBI 파일 공개…형 암살범이 암살 교사하기도
“테드 케네디(에드워드 케네디 전 의원의 애칭)도 세번째로 암살당할 것이다.”
“나는 케네디를 죽일 것이다. 진짜로 그럴 작정이다.”
지난해 뇌종양으로 숨진 에드워드 케네디(사진) 전 미국 상원의원이 생전 숱하게 암살 위협에 시달린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14일 공개한 2352페이지 분량의 케네디 전 의원 파일을 보면, 그는 이런 류의 협박 편지를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암살 위협을 한 사람들은 익명의 개인부터 백인 우월 단체 ‘큐 클럭스 클랜’(KKK)이나 민병대 조직원 등 다양했다. 협박 편지는 로버트 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부인 에설에게도 전달됐으며, 아버지인 조지프 케네디 시니어에게도 “당신의 고통은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다. 테드가 다음 차례”라는 내용의 편지가 전달되기도 했다. 이 파일에 따르면, 로버트 케네디를 암살한 범인은 감옥에서 동료 수감자에게 에드워드 케네디를 암살하면 100만달러와 자동차를 주겠다는 제의를 하기도 했다. 동료 수감자는 이 제의를 거절했다.
에드워드 케네디는 형 2명(존 에프 케네디와 로버트 케네디)을 암살범의 손에 잃은 데다, 자신도 지속적인 암살 위협을 받자 신경이 예민해지기도 했다. 로버트가 암살되고 한 해 뒤인 1969년 그는 비행기에서 갑자기 “그들이 나도 죽이려 한다”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지난해 출간된 자서전에서 “지금도 쿵 소리가 나면 깜짝 놀라고는 한다”고 적었다.
주요 정치인들에 대한 감시와 도청을 주도해 ‘밤의 대통령’이라 불렸던 존 에드거 후버 연방수사국 전 국장은 에드워드 케네디에 대해서도 감시의 눈길을 떼지 않았던 것이 드러났다. 후버 국장은 에드워드가 남미 공산주의자들과 연계되어 있을 가능성에 대해 자세히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실제로, 연방수사국 직원이 멕시코에서 조사를 한 기록이 남아있고 “에드워드 케네디가 공산주의자들과의 만남에 흥미를 나타냈다”고 적혀 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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