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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BP, 백악관서 백기투항

등록 2010-06-17 20:56수정 2010-10-28 16:22

기름유출 관련 24조원 보상기금 출연동의
오바마와 4시간 면담…“주민소송권 보장”
멕시코만 기름유출 장기화로 미국 내에서 궁지에 몰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비피(BP)를 강하게 몰아붙여 안방에서 ‘백기 투항’을 받아냈다.

16일 오바마 미 대통령과 칼 헨릭 스반베르 비피 회장의 백악관 면담은 예정시간을 훌쩍 넘겨 4시간이나 계속됐다.

협상에 가까운 면담이 끝난 뒤, 오바마 대통령은 만찬장에서 “비피가 실질적인 피해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200억달러(약 24조원)의 보상기금을 내놓기로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기금은 9·11테러 희생자 기금을 관리했고 현재는 구제금융을 받은 대형 금융회사들의 경영진 급여 조정업무를 맡아, ‘페이(pay) 차르’로 불리는 케네스 파인버그 백악관 특별보좌관이 맡는다.

비피는 200억달러 피해보상 기금과 별도로, 6개월간 석유시추 프로젝트 동결로 일자리를 잃게 된 시추 기술자들을 위해서도 1억달러의 보상기금을 내놓기로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억달러는 보상액의 상한선이 아니며, 이 기금조성으로 개인 및 주정부가 법적 소송을 제기할 권리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스반베르 회장도 경영진과 함께 백악관 본관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민에게 사과했다. 스반베르 회장은 이 자리에서 “비피 이사회가 올해 남은 기간 주주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협상’이 일사천리로 진행된 건 아니다. 이날 백악관 면담은 예정보다 훨씬 길어졌다. 또 회동에 앞서 백악관 실무자들과 비피 쪽은 며칠동안 피해보상 기금 규모와 운영방법에 관해 비공식 협상을 진행해왔다. 비피는 처음에는 1억달러를 제시했지만, 백악관은 그 200배를 요구해 차이가 컸다. 그러나 백악관과 의회의 양보없는 압박과 점점 악화되는 여론에 밀려 비피는 백악관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워싱턴 포스트>는 17일 “오바마 행정부는 돈을 얻었고, 비피는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비피가 파산하기를 원치 않는다’는 오바마의 성명을 얻었다”고 보도했다.

한편, 스웨덴 출신인 스반베르 회장은 이날 회견에서 원유유출 피해를 사과하면서 “(피해를 입은) 소시민(small people)들에 대해 유념하고 있다”고 말했다가, ‘누가 작은 사람이냐’는 항의가 빗발치자 이날 저녁 성명을 내 이를 또 사과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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