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기자’ 빈자리 두고 다툼
미국 백악관 기자회견장 맨 앞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언론사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폭스뉴스>와 <블룸버그>가 유대인 관련 발언 파문으로 백악관 기자실을 최근 불명예 퇴진한 헬렌 토머스(89) 기자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맞서고 있다고 <야후뉴스>가 16일 전했다. 50년을 백악관에 출입한 토머스 기자의 자리는 맨 앞줄 중에서도 한 가운데다. 현재 백악관 맨 앞줄은 통신사 2곳과 방송사인 4곳이 차지하고 있다. <폭스뉴스>와 <블룸버그>는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신문사들이 자리한 둘째줄에 같이 있다.
먼저 포문을 연 쪽은 <폭스뉴스>다. <폭스뉴스>는 최근 자리 배정을 하는 백악관출입기자협회(WHCA)에 편지를 보내 지난 2007년 토머스가 은퇴할 경우 그 자리를 <폭스뉴스>에게 내주기로 협회와 구두약속이 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폭스뉴스>의 빌 새먼 부사장은 “이제 약속을 지키기를 희망한다”며 “다른 방송사들은 모두 맨 앞줄을 차지하고 있다”고 적었다. 그는 “<블룸버그>는 경제 분야 틈새시장 언론일뿐이지만 <폭스뉴스>는 종합방송사”라며 자신들에게 더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도 백악관출입기자협회에 편지를 보내 반박했다. 앨버트 헌트 편집인과 마이클 태켓 워싱턴 지국장은 편지에서 “우리는 경제 분야 뿐만 아니라 비경제 분야도 모두 다루고 있다”며 “<블룸버그>는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고 있는 뉴스매체”라고 적었다. 이들은 “<폭스뉴스>가 2007년 이야기를 들먹이지만 <블룸버그>는 <폭스뉴스>가 존재하기도 전에 백악관 뉴스를 다뤘다”고도 주장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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