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리 매크리스털 아프가니스탄 주둔군 사령관
경질 가능성 높아지자 사직서 들고 오바마 만나
백악관 24일중 입장 밝힐듯…아프간전 영향 관심
백악관 24일중 입장 밝힐듯…아프간전 영향 관심
스탠리 매크리스털이 ‘제2의 맥아더’가 될 것인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현 행정부를 비난했다는 내용의 인터뷰 기사로 매크리스털 아프가니스탄 주둔군 사령관이 경질 위기에 처했다. 아프간 전황 월례회의를 이유로 매크리스털을 워싱턴으로 소환한 오바마 대통령은 23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그를 만나 해명을 들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매크리스털과 20여분간 독대했으나 대화 내용은 곧바로 전해지지 않았다. 아프간에서 소환된 매크리스털은 대통령 면담 전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과 마이클 멀린 합참의장을 만났다. 그는 사직서를 준비해왔으나 백악관은 오전까지 수리 여부를 확인해주지 않았으며,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중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앞서 매크리스털은 <롤링 스톤> 보도 내용이 파문을 일으키자, 서둘러 성명을 내 “나는 오바마 대통령과 그의 안보분야 참모진에 무한한 존경심을 갖고 있다”며 보도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백악관은 매크리스털이 이전에도 오바마 행정부의 아프간 정책을 반대하며 백악관과 마찰을 빚은데다, 매크리스털 및 보좌진들을 오랜 시간 밀착취재한 보도내용이 매우 구체적인 점 등으로 미뤄 기사를 대체로 믿는 분위기다.
<롤링 스톤>은 이번주 호에 실린 ‘통제불능의 장군’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매크리스털이 아프간 병력 증파 문제로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처음 만났을 때, 대통령이 현안에 대한 준비도 제대로 돼있지 않아 실망했다”는 측근의 말을 전했다. 이와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이 크게 진노했고, 의회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경질’ 주장이 높아 매크리스털이 버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매크리스털에 대해 “판단력이 부족했다”고 22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지난해 가을 매크리스털은 아프간 병력 증파와 관련해 “최소 4만명을 (추가로) 파견하지 않으면 패배할 수도 있다”는 보고서를 올려, 증파에 부정적인 백악관과 대립했다. 당시 오바마는 고민 끝에 매크리스털의 요구보다 조금 낮은 3만명 증파를 발표한 바 있다.
매크리스털이 경질 위기에 놓이면서 칸다하르 대공세를 앞둔 아프간전의 향방도 오리무중에 빠지게 됐다. 매크리스털은 지난해 5월 조지 부시 행정부 때 임명된 데이비드 매키어넌 사령관이 전격 경질되면서 현직을 맡았다. 그는 2003년 자신이 지휘하는 부대가 사담 후세인을 생포했고, 2005년에는 이라크 알카에다를 이끌던 아부무사브 알자르카위를 사살하는 등 전공이 화려하다.
그동안 미국이 진행중인 전쟁에서 승진 등의 이유로 사령관이 교체된 적은 있지만, 미국 언론들은 매크리스털의 처지를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과 비교하고 있다. 맥아더는 한국전쟁 발발 직후 유엔군 최고 사령관에 임명됐지만 1951년, 해리 트루먼 대통령의 휴전 권고를 거부하는 등 대통령과 충돌해 해임됐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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