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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분노한 오바마 ‘하극상 퇴출’ 속전속결

등록 2010-06-24 20:10수정 2010-06-24 22:16

백악관 싸잡아 비난한 매크리스털 결국 군복 벗어
기사 읽고 사표수리까지 40시간…“문민통제 훼손”
긴박했던 아프간 사령관 경질

“오바마는 누가 최고 지휘자인지 보여줬다.”

<워싱턴 포스트>는 스탠리 매크리스털 아프가니스탄 주둔군 사령관이 미국 행정부 최고 지도자들을 조롱했다가 경질된 과정을 24일 이렇게 평가했다.

드라마는 21일 오후 시작됐다. 조 바이든 부통령이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매크리스털이었다. “<롤링 스톤>에 불쾌한 기사가 나갈 것”이라는 전화였다.

문제의 ‘통제불능의 장군’ 기사를 읽은 바이든은 이날 저녁 7시30분 오바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바마는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에게 문제의 기사를 건네받은 뒤, 첫페이지 몇줄만 읽고 진노해 곧바로 참모회의 소집을 지시했다.

매크리스털 사령관의 경질이 사실상 예고된 순간이었다. 오바마는 자신에 대한 비난보다 바이든과 제임스 존스 국가안보보좌관 등에 대한 조롱과 모독이 더 심각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긴급회의에는 존스 보좌관, 람 이매뉴얼 비서실장, 데이비드 엑설로드 백악관 정치고문과 국가안보회의(NSC) 핵심 참모들이 참석했다.

매크리스털 경질을 둘러싼 의견은 팽팽히 맞섰다. 반대하는 쪽은 대규모 작전과 철군을 앞둔 시점에서 현지 최고사령관 교체에 따른 지휘 혼란, 다국적군 사령관도 겸임하고 있는만큼 동맹국과의 관계 등에 미칠 파장을 우려했다. 반면 그냥 넘어간다면, 대통령이 연약하게 비치고 ‘하극상’을 용납하는 꼴이 된다는 주장도 거셌다.


오바마, 매크리스털 경질까지
오바마, 매크리스털 경질까지
오바마는 22일 화요일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도 면담했다. 게이츠 장관은 경질에 반대했지만, 국방부에 매크리스털 후임을 물색하도록 조처했다.


<뉴욕 타임스>는 이날 내내 백악관에서 논쟁이 오갔고 저녁 무렵에는 자진 사퇴하는 쪽으로 사태가 끝나기를

희망했다고 전했다.

23일 수요일 아침, 오바마는 아프간 카불에서 14시간 비행기를 타고 온 매크리스털을 백악관에서 만났다.

오바마가 문제의 기사를 읽은 지 채 40시간도 되지 않은 때였다. 매크리스털은 사과했지만, 엎질러진 물이었다. 약 20분간의 면담에서 사의를 수용하는 형식이었지만, 문책성 경질이었다.

오바마는 다시 핵심 참모와 40분간 후임자를 논의한 뒤, 데이비드 페트레이어스 중부군 사령관을 만나 후임자 지명을 알렸다. 그리고 3시간 뒤, 오바마는 기자회견에서 경질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그는 매크리스털이 “우리 민주주의 체제의 핵심인 군에 대한 문민통제를 훼손하고, 아프간에서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함께 일하는 데 필요한 신뢰를 무너뜨렸다”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는 경질 과정에서 오바마가 “깊이 생각하고 토론도 수용했지만, 결국은 냉정하고 단호했다”고 보도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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