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들 “경비원 24시간 감시”
“소들이 똥누는 더러운 웅덩이서 목욕”
농장주들 “누추하게 살아갈뿐”
“소들이 똥누는 더러운 웅덩이서 목욕”
농장주들 “누추하게 살아갈뿐”
브라질 아마존에서 아직도 ‘노예노동’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비비시>(BBC) 방송이 26일 전했다.
브라질 중북부 파라주의 마라바가 대표적이다. 이곳에서 도망쳐 나온 한 노동자는 “하루종일 경비원한테 감시당하고 농장을 떠날 수 없었다”며 “옷을 빠는 것도 허락하지 않아 몇 주씩이나 똑같은 옷을 더럽게 입는 일도 벌어졌다”고 말했다. 또다른 노동자는 “목장의 소들이 똥과 오줌을 누는 더러운 웅덩이에서만 몸을 씻을 수 있었다”며 “불평을 하니까 칼로 공격하는 등 농장의 개만도 못한 취급을 받았다”고 전했다.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늦긴 했지만 1888년 노예 제도가 폐지됐던 브라질에서 ‘노예노동’은 사라지지 않은 것이다.
대부분은 가난한 농민출신으로 먹고살 길을 찾아나섰다가 이런 처지에 빠졌다. 지난 2년간 농장이나 숯 공장, 벌목장 등에서 노예노동에 시달리던 1000명 이상이 정부 당국에 구제됐다. 브라질 전체적으로는 2008년 5000명, 지난해 3000명이 당국의 불시 단속으로 발각돼 풀려났다.
하지만 농장주 등은 노예노동 주장은 “거의 사실이 아니다”며 “누추하게 살아가는 것은 이곳에서는 다반사인데 문화적 차이에 따른 오해다”고 반박했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취임하면서 노예노동을 없애기에 나섰지만, 아직 뿌리뽑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비비시>는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말하기는 너무 이르다”며 “오는 10월 선출되는 차기 대통령도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보도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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